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 2일 잠실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8-5 역전승을 거두며 또 한 번 5할 승률을 지켜냈다. 이번 시즌 들어 10차례나 5할 승률이 깨질 위기를 맞았으나 그때마다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다.
기어코 5할을 사수했던 모든 경기가 의미 있겠지만, 2일 경기 또한 의미가 깊었다. 데뷔 후 승리가 없고, 최근 페이스마저 좋지 않았던 이승우를 선발로 내세워 6경기 연속 QS(퀄리티 스타트) 행진 중이던 양훈이 선발 등판한 경기를 잡아내고 5할을 유지했다는 점이 LG로서는 2배로 기분 좋은 결과였다.
LG가 정확히 승패가 같아져 5할 승률이 됐을 때마다 모두가 위기를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2일 경기를 앞두고도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5할이 깨지면 어쩌나?"하며 걱정하기보다 "(정확히 5할 승률인 상황에서)늘 이겨왔으니 잘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듯 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LG가 매 위기마다 고비를 넘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절한 휴식이 있었다. 이는 김기태 감독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들 중 하나다. 5월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박용택은 1일 경기 선발에서 빠지며 휴식을 취한 뒤 2일 1번타자로 출장해 4회 만루에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싹쓸이 2루타를 때리는 등 멀티히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 감독은 이 뿐만 아니라 시즌 초 부동의 4번이던 정성훈 같은 주요 선수들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하지 않으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게끔 배려하고 있다. 마운드를 살펴봐도 불펜 투수들의 연투를 최대한 줄이려고 하며 선발 투수들의 투구수도 지나침이 없게 관리하고 있다. 6월부터는 연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봉중근의 연투도 당분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무리한 불펜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군과 퓨처스를 오가는 투수들을 보아도 LG의 마운드 운용 방침을 알 수 있다. 불펜을 비롯한 전체 투수진이 번갈아가며 휴식과 선발 등판을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때 선발로 등판하던 최성훈은 불펜으로 돌아간 뒤 1일 경기까지 등판하고 퓨처스리그 행을 통보받았다. 최성훈은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거친 뒤 6~7월 중 선발투수로 다시 1군에 돌아올 예정이다.
임찬규도 최성훈과 비슷하게 쓰일 전망이다. 김 감독은 임찬규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 뒤 다시 선발로 투입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불펜으로 돌아섰고, 불펜에서도 쓰임새가 크지 않자 다시 시간을 부여하고 선발로 활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러한 투수 운용법은 상대적으로 가용 자원이 적은 LG가 선택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불펜에서 활용 불가 판정을 받다시피 한 리즈는 믿음직한 선발이 되어 돌아왔고, 최성훈은 첫 선발 등판에서 깜짝 호투로 류현진을 잡기도 했다. 선발과 불펜을 돌아 다시 돌아올 임찬규도 시간을 준다면 다른 투수들이 지칠 타이밍에 선발진에 합류해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최성훈의 대체 자원으로 6년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좌완 신재웅도 팀 사정에 따라 최성훈처럼 스윙맨으로 쓰일 수 있다. 한 투수의 역할이 바뀌기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자신 또한 1군에서 등판할 기회를 잡을 수 있어 팀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 투수들의 휴식을 통한 역할 전환은 새로운 선발 자원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게끔 하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정 투수가 돌아올 때까지 버텨주는 역할로 투입된 투수들이 언제든 활용 가능한 선발 카드로 변모했다. 이제 LG는 선발 자원이 가장 많은 팀 중 하나가 됐다.
다른 모든 팀들이 그렇듯 LG 또한 6월을 상위권 유지를 위한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타 팀에 비해 팀 상황과 관계없이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며 충분한 휴식을 가진 LG가 6월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5할 승률을 지키고 있는 LG.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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