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찬스가 생기면 누구든 던지라고 했습니다.”
한국 농구에 전문 슈터가 사라졌다. 내달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남자농구 올림픽 최종예선을 이끄는 이상범 감독은 수비와 기동력이 좋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강력한 전면강압수비에 이은 빠른 공수전환과 속공이 대표팀의 키워드다.
그렇지만 남자농구대표팀의 관건은 외곽포다. 18일 태릉선수촌. 대표팀은 쉴 틈없이 연습 경기를 치렀다. 우지원 코치는 “국제대회서는 오픈 외곽슛 찬스가 많이 안 온다. 기회가 왔을 때 성공해야 경기가 잘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종예선 조별리그 상대팀인 러시아, 도미니카공화국은 우리 대표팀보다 평균신장과 체격이 좋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오픈 슛 찬스를 잡을 빈도는 높다고 볼 수 없다. 키가 큰 만큼 팔도 길다고 본다면, 패스게임을 매끄럽게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강력한 수비 전술이 빛을 발하는 것도 결국 외곽슛이 들어갈 때 가능하다. 수비에 성공한 뒤 공격을 성공하지 못할 경우 수비 효과는 반감된다. 또한 현실적으로 40분 내내 속공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외곽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전술을 시도할 수 밖에 없다. 이승준,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을 활용해 아시아권 대회에서는 적극적으로 골밑 공격을 시도할 수 있어도 세계 대회서는 외곽슛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 감독은 “외곽슛이 터져야 한다. 찬스만 나면 누구든 던지라고 했다”고 말하며 사실상 센터 포지션 외의 선수들에게 모두 슈터의 역할을 부여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이 감독은 전술훈련 때 시종일관 호루라기를 불며 스크린과 패스를 통한 공간 창출과 재빠른 볼 처리 등에 대해 집중 지도했다. 슛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선수들에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혹여 선수들이 드리블로 시간을 끌 경우엔 날카롭게 지적했다.
전술 훈련 이후에는 1명씩 나와서 움직이면서 외곽슛을 던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저녁식사 이후에는 우지원 코치의 지도로 무빙슛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우 코치는 “선수들의 슛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 슈터가 없어서 걱정은 된다"면서도“전부 소속팀에서 외곽슛을 못 넣던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외곽슛에 있어서 또 하나의 복병은 공인구다. KBL이 사용하는 공인구와 FIBA(국제농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다르다. FIBA 공인구는 가볍고 잘 튄다. 이 감독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공의 매듭이 KBL에서 쓰는 공에 비해 크고 두껍다. 선수들이 차츰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슛 밸런스를 잡는 건 매우 민감하다. 공의 작은 차이에도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매년 국제대회마다 사용해왔지만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에게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출정식에 나섰던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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