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경남FC ‘수호신’ 김병지(42) 골키퍼의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다. 적어도 무실점 완승을 이끈 수원전은 그랬다.
경남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0라운드에서 수원을 3-0으로 대파했다. 이변이었다. 수원은 올 시즌 경남전까지 10경기서 9승1무의 무패행진을 기록 중이었다. 서울, 울산, 포항 등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무너졌다. 그런 수원의 철옹성을 경남이 파괴했다.
3골이란 득점 숫자도 놀랍지만, 더 주목해야할 점은 한 골도 내주지 않는 경남의 수비다. 이날 수원은 17개 슈팅을 쏟아 부었다. 그 중 유효 슈팅이 무려 13개였다. 하지만 김병지 골키퍼가 버틴 경남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위기는 많았다. 에벨톤C의 날카로운 프리킥, 스테보의 고공폭격, 보스나의 대포알 슈팅, 박현범의 발리 슈팅 등 경남은 경기 내내 수원의 파상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경남을 구한 건 ‘수호신’ 김병지 골키퍼였다. 그는 세월을 거꾸로 흐른 듯한 멋진 다이빙과 빠른 상황 판단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거의 들어갔다고 판단했던 슈팅도 김병지의 손끝을 넘지 못했다.
든든한 방패를 등에 업은 경남 수비진도 선전했다. 미드필더 최영준은 상대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문 앞을 지켰고, 두 차례나 골라인 통과를 앞둔 볼을 걷어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윤신영은 스테보와의 제공권 싸움에서 투지를 발휘했고, 루크는 노련하게 뒷공간을 커버했다.
김병지의 존재감은 종료 휘슬을 앞두고 더 크게 빛났다. 경남은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된 유호준이 무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사실 승패에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김병지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수원 이상호의 페널티킥을 정확하게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불혹을 넘긴 김병지는 경남의 정신적인 지주다. 실력 또한 넘버원이다. 그는 한 경기, 한 골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이없는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준 유호준을 질타한 것도 그 때문이다. 수원을 상대로 개인 통산 202경기 무실점 기록을 세운 김병지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김병지 골키퍼. 사진 = 경남FC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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