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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천만 감독 반열에 들어선다. 한국 영화사상 지난 2009년 영화 '해운대' 이후 3년 만의 천만 관객 돌파다.
그동안 한국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괴물'(1301만), '왕의 남자'(1230만),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해운대'(1139만), '실미도'(1108만) 단 5편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1000만이라는 관객수는 꿈의 숫자나 다름없다.
최동훈 감독 역시 개봉 전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는 배급사였던 쇼박스도, 영화 관계자들,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뚜껑을 연 '도둑들'은 개봉 첫 주말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둘째 주 평일에도 일일 약 50만명을 모으며 1000만 돌파를 예감케 했다.
최동훈 감독은 "천만이 넘을 것이란 예상을 하지 못했다. 이 영화가 일종의 B급 무비다. B급 영화적 속성이라는 게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그래서 '타짜' 정도가 1차적인 목표였다. 쇼박스에서는 그것보다 더 높게 봐 '그렇게 갈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4년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으로 212만9358명, 2006년 '타짜'로 684만7777명, 2009년 '전우치'로 613만6928명 동원한 바 있다. 이 중 최고 흥행작은 '타짜'다. '도둑들'은 개봉 12일 만인 지난 5일 누적관객수 688만3864명을 기록하며 '타짜'의 기록을 넘어섰다.
최동훈 감독은 "천만이라는 건 꿈의 숫자다. 도달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이 도운 관객수라 생각한다"며 "천만이 넘으면 스태프들과 모여서 술을 한 잔 마셔야지라고 생각했다. 각자 다른 영화들을 찍고 있어 날짜를 조율 중이다"라고 말했다.
'도둑들'에서 그는 인물들에게 별명을 부여했다. 김윤석은 마카오박, 김해숙은 씹던껌, 이정재는 뽀빠이, 김혜수는 팹시, 전지현은 예니콜, 오달수는 앤드류, 김수현은 잠파노로 등장한다. 이 중 대사를 통해 본명이 공개되는 인물은 전지현과 이정재 뿐이다.
최동훈 감독은 "그들은 별명을 쓰기 때문에 이름이 불려지는데 특별한 의미를 두고 싶었고, 그들의 관계를 더 잘 표현하고 싶어 예니콜과 뽀빠이에게만 이름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니콜의 본명이 영화에서 처음 나오는 이름인데, 잠파노가 예니콜의 이름을 부른다는 건 잠파노가 예니콜을 좋아했다고 확실히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카오박이 뽀빠이의 이름을 부르는 건 과거엔 친했으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예니콜의 이름 예복희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예복희는 요즘 시대 촌스럽다 싶을 정도로 예니콜만을 사랑하는 순정남 잠파노의 사랑을 대변하는 이름인데다 완벽한 여자의 세련되지 못한 이름이라는 점에서 묘한 쾌감까지 안긴다.
최동훈 감독은 "일부러 도시적인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다. 아름답고 활달한 여자에게 복희라는 이름을 줬을 때, 잠파노가 불렀을 때의 미묘한 느낌이 있다"며 "이름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복희라고 짓고 난 후 굉장히 흡족했다"고 밝혔다.
'도둑들'은 14일 27만9587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975만8394명을 기록했다. 15일이 광복절인 점은 감안할 때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도둑들'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서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동훈 감독과 영화 '도둑들' 포스터. 사진 = 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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