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후가 변하긴 변했다. 프로야구에도 영향을 준다.
KBO는 올 시즌 9월 잔여경기 일정을 예년에 비해 늦게 발표했다. 예년보다 우천 취소경기가 많은 건 아니었으나 특정 경기가 많이 취소돼 일정 짜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랬던 KBO가 또 한번 골치가 아프게 생겼다. 최근 몇 년간 늦여름 집중호우, 일명 가을장마가 내리기 시작해 잔여경기 일정을 치른 뒤 또 다시 일정을 짜야 할 가능성도 생겼기 때문이다.
22일 오후부터 남부지방에는 굵은 비가 내리고 있다. 결국 22일 대구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의 비는 23일 하루 종일 내리고, 나아가 24일 오전까지 이어지며 중부지방으로도 이어진다고 했다. 이는 하루, 이틀 전 예보와는 좀 다르다. 애당초 24일 전국에 비 예보는 있었지만, 23일에는 남부지방의 경우 오전에 그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루 이틀이 멀다 하고 비 예보가 조금씩 바뀐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면서 국지성 호우가 잦다. 장마 시즌이 끝났는데 늦은 장마가 또 온다. 설상가상으로 15호 태풍 볼라벤도 곧 한반도를 덮친다는 예보가 나왔다. KBO에 따르면 오는 25일에는 600만 관중 돌파를 바라보는 등 올림픽 특수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인기를 유지해온 프로야구다. 그러나 이런 식의 비가 잦다면 흥행은 물론 KBO와 각 팀들에도 울상일 수 밖에 없다. 늦은 장마는 당장 각팀 관중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날씨가 9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비상이다.
최근 KBO 경기감독관들은 확실히 신중하게 우천취소결정을 내린다. 22일 대구경기서 김재박 경기감독관은 최대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뒤 비와 그라운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취소결정을 내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가 강하게 내릴 경우 경기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운 건 분명한 사실이다. 비가 내리는 걸 100% 예상할 수 없으니 선수들에게도 고역이다.
당장 순위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기 일정이 뒤틀려버리면 컨디션 유지가 어렵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동거리가 긴 지방팀의 경우 특정 팀과의 지방 경기가 연기되면 추후 일정에 다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미 추후일정엔 월요일 경기도 편성됐다. 선수들로선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이동거리가 긴 롯데의 경우 광주 KIA전만 6차례가 남아있다. 그나마 서울 추후경기가 2경기인 게 다행이다.
잔여경기엔 예비일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 그걸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하루에 몇 경기씩 취소가 될 경우 KBO는 잔여일정을 소화한 뒤 추가로 일정을 짜야할 수도 있다. 올 정규시즌 종료일은 10월 2일. 일주일 가량 일정이 늘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시리즈가 추운 11월 초까지 열릴 수도 있다. 더구나 11월 초엔 부산에서 아시아시리즈가 예정돼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과 롯데는 자칫하다 숨돌릴 틈도 없게 됐다. 이래저래 프로야구계로선 늦여름 집중호우로 기존 일정이 더 이상 밀리는 게 달가울 리 없다.
[비오는 대구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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