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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7년 만에 열린 넬의 소극장 콘서트는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를 치유한 무대였다.
넬은 2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NELL’s SEASON - Standing in the rain'이라는 타이틀로 첫 서막을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05년 홍대 롤링홀에서 가진 단독콘서트 이후 7년만의 소극장 콘서트로 예매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넬은 어쿠스틱-일렉트로닉으로 구성된 1부 공연과 록으로 구성된 2부 공연으로 나누어 총 21곡을 선보였다.
'Standing in the rain'이라는 타이틀을 표현하듯 스모그와 조명으로 안개 낀 가을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공연하는 듯한 무대를 연출하며 5집 앨범 수록곡인 'Slip Away'로 첫 무대를 연 넬은 4집 수록곡 '멀어지다'와 편곡앨범 'Let's Take A Walk'의 수록곡인 '미련에게'로 어쿠스틱 버전의 무대를 꾸몄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5집 앨범 수록곡 'Go', 'Beautiful Stranger'와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더 트레이스(The Trace)' 수록곡인 'Act.5', 3집 수록곡 'movie'로 원색의 강렬한 조명과 전자드럼,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객들과 함께 숨소리마저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만들며 소극장의 진면목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보컬 김종완은 "무대 바로 앞에 관객들이 있으니 얼굴도 보이고 좋다"며 "난시 때문에 알 없는 안경을 써 시야가 뿌연데 그래서 그런지 여러분들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한껏 업시켰다.
2부 공연 첫 곡인 5집 앨범 수록곡 'In Days Gone By'가 시작되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스탠딩 모드로 변하며 흥분한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고, 계속되는 몽환적인 곡이자 그간 라이브로 볼 수 없었던 '인어의 별'에서는 무대 위에서 거대한 파이프들이 내려오며 작은 공연장이 웅장한 무대로 변하는 환상적인 무대연출이 펼쳐졌다.
김종완은 넬의 히트곡 중 하나인 'Stay'를 부르기 전 "오랜만에 기타를 치면서 이 곡을 부르고 싶었다"며 인이어까지 뺀 채 기타연주에 몰두,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4집 앨범 수록곡 'Tokyo' 무대에서는 가슴을 울리는 전자드럼 비트와 화려한 조명으로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후 5집 수록곡 'Cliff Parade'의 드럼사운드가 시작되자 공연장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관객들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넬의 숨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넬의 신들린듯한 파워풀한 연주와 현란한 조명이 어우러진 무대는 밴드공연의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넬은 이번 공연을 통해 '치유', '한계' 등 그동안의 공연에서 듣기 힘들었던 곡들을 새롭게 선보이며 아티스트 자신은 물론 관객들을 새로운 감회에 젖게 만들며 공연장에 치유의 비를 뿌렸다.
김종완은 이번 공연 타이틀을 'Standing in the rain'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사람이 꼭 비에만 젖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쩔 수 없는 일들과 감정들이 비처럼 쏟아져 괴로움에 젖었을 때 꼭 부수고 나가려고만 하지 말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이겨나갔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공연 타이틀을 이렇게 정했다. 빡빡한 삶 속에 우리의 공연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관객들의 기를 받아 좋은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 곡 'Standing In The Rain'의 연주시작과 함께 무대 천장에서 내려온 빗줄기는 이번 공연의 타이틀을 상징하는 장치이자 비를 사이에 두고 1000여 명의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넬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는 평이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넬의 이번 콘서트는 공연장의 규모는 작아졌지만 대극장의 음향과 조명을 그대로 가져와 더욱더 풍성한 사운드로 공연의 퀄리티와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였으며, 넬 역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끌어나가는 편안한 모습으로 무대와 객석의 공감도를 더욱 높였다.
넬의 소극장 공연은 23일까지 계속된다.
[7년 만에 소극장 콘서트의 서막을 연 넬. 사진 = 울림 엔터테인먼트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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