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부산 아이파크 선수단이 특별한 친선경기를 펼쳤다.
부산 선수단은 20일 부산의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있는 히딩크 드림필드 제7호 구장에서 부산 대표 시각장애인 팀과 친선전을 가졌다. 2012전국 시각 장애인 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특별히 진행된 이번 친선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는 시각 장애인 팀에게 1-4로 대패하며 부산 시각 장애인 대표팀의 위력을 몸소 실감했다.
경기시작 전 안익수 감독은 이번 친선전에 전상욱, 박용호, 이성운, 장학영, 김한윤 5명의 선수를 선발한 것에 대하여 “고참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 후배들에게 더 귀감이 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 이라고 전했다.
전반전이 있기 전 선수들은 안대를 착용하고 시각 장애인 축구에 적응을 위해 몸을 움직였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제대로 된 움직임을 보일 수가 없었다. 이 장면을 지켜 보던 안익수 감독은 “이러면 20대0으로 대패한다.” 며 선수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경기시작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부산 시각 장애인 팀은 매섭게 공격해왔다. 시작 1분만에 실점하며 시작한 부산 아이파크는 안익수 감독의 “옆으로!” “앞으로!” 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잦은 패스미스와 헛발질로 볼 점유율 2대 98의 일방적인 경기를 치뤘다.
처음 수비를 맡았던 박용호는 상대 선수를 전담 마크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전진만 하였고 급기야 상대 수비진영에서 혼자 고립되었다. 이 장면을 안타깝게 지켜 보던 안익수 감독은 “용호야 너 그냥 거기서 자리잡고 공격수해라”라며 박용호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전술변화를 시도했다.
한편, 박용호의 전진 배치로 홀로 수비를 맡게 된 이성운은 수비라인을 올리라는 안익수 감독의 지시를 실행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 방향을 잘못 잡아 골대 뒷 편의 펜스 앞에 위치했다. 이 틈을 타 부산 시각 장애인 팀은 3골을 연달아 몰아 넣었고 유일하게 눈을 가리지 않는 포지션인 골키퍼 전상욱은”시각 장애인 축구는 골키퍼의 활동범위가 매우 좁게 제한된다. 바로 앞에서 작정하고 때리면 골을 막기 힘들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계속된 시각 장애인 팀의 공격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전반 종료직전 장학영 선수가 득점 하면서 한 점 따라갔다. 이 골은 장학영의 부산 아이파크 데뷔 골이 되었다.
전반종료 후 양팀의 큰 경기력 차이로 인해 전반전만으로 경기를 끝냈지만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의 표정은 생기가 넘쳤다.
경기종료 후 박용호 선수는 “눈 앞에 보이는 건 없고 공 소리만 들리는데 중간 중간 감독님의 지시가 없을 때마다 너무 불안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분들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 많은 것을 얻어가는 느낌이다”라며 경기소감을 밝혔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종료 후 인터뷰에서 “상당히 뜻 깊은 자리였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자리를 자주 갖고 싶다. 선수들도 느낀 것이 많을 것이다”며 미소를 보였다.
시각 장애인 팀과의 친선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부산 아이파크는 오는 2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을 상대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원정 경기를 가진다.
[사진 = 부산 아이파크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