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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가수 싸이가 8만 관중 앞에서 소주를 들이켰다.
싸이는 4일 밤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대중가수의 단독 공연으론 전무후무한 기록인 8만 관중을 불러모으며 축제의 밤을 만들었다. 경찰 공식 추산으론 8만이지만 주최 측은 실제 10만명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싸이의 공연은 앞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다면 웃통을 벗고 '강남스타일'을 부르겠다는 싸이의 공약에서 발단이 됐다. 이후 싸이는 빌보드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결과에 상관없이 공연을 약속했고 서울시의 지원 하에 시청광장 대첩이 펼쳐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 관계자는 "월드컵 거리 응원, 광우병 촛불 시위 등으로 대규모 인원이 광장에 운집된 적은 있었지만 한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같은 인파가 몰려든 것은 정말 놀랍다. 특히 다같이 말춤을 추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장관이었다"고 전했다.
싸이의 공약에서 시작된 이번 공연은 실상은 과거 숱한 위기를 딛고 자신을 가수로 받아준 국민들에 대한 감사의 차원에서 싸이가 준비한 팬서비스 차원의 성격이 강했다. 지금의 덤과 같은 글로벌적인 인기에 싸이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자신있는 무대 위 모습으로 보답했다.
그리고 공연 말미 싸이는 앙코르 무대 도중 소주를 꺼내 원샷을 하며 자축했다. 싸이는 "제가 겪을 수 있는 가장 벅찬 시간이다. 가수 생활에 다신 없을 순간"이라며 "술은 여기 어린 분들도 있는데 건강에 안 좋으니 아예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 나도 다시는 무대에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가족들과 약속했지만 오늘만큼은 깨야 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한 뒤 '아름다운 한국을 위하여'를 외치며 소주를 들이켰고 관객에게 뿌리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이날 공연은 유튜브 및 인터넷, 여러 방송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고 싸이의 갑작스런 음주 장면이 전파를 타자 한 보도채널 앵커는 "생중계 도중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음주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고 전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싸이의 음주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싸이 소주'는 인터넷 주요 포탈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성년자들도 볼텐데 아무리 즉흥적이라지만 술을 마시는 장면까지 연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상황을 막론하고 누구나 지켜야하는 사회적인 잣대가 있는데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이유를 막론하고 경솔한 행위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퍼포먼스는 퍼포먼스일 뿐"이라며 논란거리화 삼는 것에 대해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소주를 마시는 모습은 그간 싸이가 자신의 공연에서 숱하게 보여왔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실제 싸이는 대학 축제 무대나 자신의 콘서트에서 팬들이 건내준 소주를 '원샷'한 후 열정적인 무대를 펼쳐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를 문제삼는 것이 더 웃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싸이가 선 곳은 교단이 아닌 무대이다. 순수하게 약속을 위해 웃통을 벗어던지는 그에게 한 병의 소주는 서민이 서러울때 기쁠때 슬플때 마시는 국민주이기에 더욱더 어울리는 축하주가 아닐까 ..수많은 국민의 환호에 감격해 분명 그는 양해를 구했다. 미성년자도 있지만 이자리에 어울릴 술 한잔을 마시겠노라고..퍼포먼스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고 의견을 전했다.
[싸이.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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