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말 롯데에 걱정거리는 없나.
정규시즌 막판 급격한 부진에 빠졌던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서 투타사이클이 최고조를 찍었다. 객관적 전력도 부상 선수가 여럿 빠진 두산보다 근소한 우위다. 반면 두산은 큰 경기 경험 부족과 불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과는 달리 롯데가 두산에 역스윕을 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2차전 승리 이후 “2연승을 했지만 과거 3연패를 했던 경험도 있다.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양 감독이 아직 활짝 웃지 않는 건 이유가 있다. 바꿔 말하면 롯데가 두산을 더욱 거세게 몰아쳐야 할 이유다.
▲ 두산이 이대로 무너질 팀은 아니다
두산은 1~2차전서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리드를 한 차례씩 잡았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고영민이 빠졌지만 이종욱과 오재원이 자주 출루할 경우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롯데에 위험요소다. 두산은 선발진의 힘도 롯데에 비교 우세다. 타선의 출루율과 기동력만 살아날 경우 언제 어떻게 분위기를 살릴 지 모른다.
또 하나. 두산은 2010년 준플레이오프서 롯데에 2패 후 3연승을 한 뒤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에 올라 객관적 전력에서 자신들보다 앞선 삼성을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섰다. 비록 2승 3패로 무너졌지만, 최악의 환경에서 두산 특유의 뚝심으로 삼성과 팽팽한 승부를 했다. 두산이 터닝포인트 하나만 잡아낸다면 흐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롯데가 긴장을 해야 한다.
▲ 선발싸움 밀리면 여전히 힘겨운 승부
3차전서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 두산은 이용찬을 선발로 낸다. 양승호 감독은 9월 27일 삼성전서 이지영의 타구에 손목을 맞아 강판된 사도스키가 10월 6일 SK와의 최종전서 구원 등판해 무난한 모습을 보이자 안도했다. 양 감독은 그의 투구에 합격점을 줬다.
그래도 이용찬의 기세가 무섭다. 이용찬은 정규시즌 롯데전서 3경기 2완투 1완봉 포함 1승 1패 평균자책점 1.07에 불과했다. 더스틴 니퍼트, 노경은보다 롯데전 기록이 더 좋았다. 롯데 타선은 니퍼트에게 체인지업을 기다리는 전략, 노경은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전략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지만, 사도스키가 이용찬과의 선발 맞대결서 버텨주지 못하면 상황은 알 수 없게 된다. 두산은 이용찬이 길게 던질 경우 불펜 약세도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만약 승부가 4차전으로 간다면 더더욱 오리무중이 된다. 롯데는 고원준 혹은 송승준을 내세우겠지만 두산은 정규시즌서 부진했어도 관록이 있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김선우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3차전서 두산에 흐름을 내주면 롯데도 결코 시리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 즐기되, 평정심은 유지하자
롯데는 미디어데이에서부터 “축제를 즐기겠다”고 했다. 1~2차전서 적절한 긴장감 속에서 신나게 야구를 즐겼고, 승리를 쟁취했다. 양승호 감독도 정규시즌 막판 침체했던 선수들의 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롯데는 홈 3~4차전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롯데는 지난 몇 년과는 달리 전력상으로도 두산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하지만 그게 방심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양 감독이 2차전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뜸 ‘방심 금물’이라 한 것도 단기전서 순간의 방심이 흐름의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가 당장 3차전서 패배하면 2008년 이후 홈 포스트시즌 1승 8패라는 악몽이 떠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을잔치를 충분히 즐기되, 평정심만큼은 유지해야 할 이유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에 기뻐하는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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