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사상 처음으로 1년 만에 천만 흥행작이 2편이나 탄생했다. 그 중 한 편은 한국 영화 흥행 1위에까지 등극했다. 뿐만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까지 수상했다. 한국영화의 신 르네상스 시대라는 말이 터져나오고 있다.
명이 있으면 암도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한국영화의 화려했던 전성시대로 기록될 만하지만, 동시에 고질적인 양극화 문제에 대한 지적도 빗발쳤다. '피에타' 김기덕 감독은 양극화의 근본원인은 멀티플렉스의 독점화에 대해 여러차례 쓴소리를 했다. 독립영화 감독들은 한국영화 신 르네상스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울상이다. 천만 관객이 축포를 쏘아올리는 가운데, 1만 관객만 들어와도 박수를 쳐야하는 독립영화들은 르네상스의 수혜자가 되기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크린 쿼터보다 더 무서워진 국내 영화의 양극화 문제는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
대다수는 법적인 보호망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대기업 산하 멀티플렉스의 독점은 지극히 자본주의적 논리로 인한 폐해다. 영화의 제작과 배급, 상영 체제가 통합된 수직계열화가 지금과 같은 양극화의 근본 원인이 됐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수직계열화가 불가능하도록 법이 관여해야하며, 멀티플렉스는 다양한 영화를 다양하게 상영한다는 기본 취지에 충실하도록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논의 되고 있는 예술영화 상영관의 수를 늘이거나, 퐁당퐁당(교차상영)의 사례가 적발되면 그 시일만큼의 상영일을 보장해준다는 소극적인 대책 방안은 문제의 근본 해결을 가져올 수가 없다.
법적인 테두리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영화 감독들은 이제는 극장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의 영화 상영을 검토하고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스크린이 아닌 곳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색감, 구도를 꼼꼼히 따져 만든 영화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없다.
해외에서 상을 타오는 감독들마저도 극장에서 영화를 제대로 틀 수 없는 현실은 상업적인 영화만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분위기를 조장한다. 그렇다면, 천만 영화는 무수히 탄생할 수 있더라도 제2의 '피에타'는 결코 재현될 수 없다.
'무게'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퀴어라이온 상을 수상한 전규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 위주의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기에 다양한 영화가 살아남고 만들어지는 환경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우리 문화에 굉장히 위험한 짓이다. 방법은 법을 바꾸는 일 밖에 없다. 자본의 생리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본을 설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본에는 양심이 없으니까. 그러니 법이 나서야 한다. 법이 약자를 보호하듯 약한 문화도 보호해야만 한다."
[천만 흥행작 영화 '도둑들'(왼)와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사진=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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