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도스키의 2012년이 사실상 끝날 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21일 “라이언 사도스키의 팔 상태가 악화돼 올 시즌 더 이상 출전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도스키는 11일 부산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1회 2사 후 오른팔에 통증을 호소해 자진 강판했다. 곧바로 현장 의료진에게 주사를 맞았고 전완근 통증이라고 알려졌으나 오히려 신경이 손상됐다. 이후 회복 속도가 더뎌 현재 정상 투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엔트리 등록이 불투명하다.
▲ 슬로우 스타터, 올해는 너무 늦었다
사도스키는 지난 3년간 4~5월 성적이 대체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4월엔 단 1승도 따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 6.05에 그쳤다. 5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3.82로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6월 2승 평균자책점 4.78, 7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4.29, 8월 2패 평균자책점 5.18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9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선전했다.
사도스키는 140km대 후반의 강속구에 직구처럼 날아가다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살짝 꺾이는 컷 패스트볼이 일품이다. 여기에 싱커, 투심, 커브 등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컷 패스트볼이나 투심 패스트볼 등은 사실상 직구와 동일 계열. 아직 국내에서 이런 구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투수는 많지 않다. 그가 2010년과 2011년 합계 21승을 따냈던 이유다.
올 시즌엔 타자들이 더 이상 당하지 않았다. 유인구로 사용하는 변화구에 타자들이 꾹 참으면서 사도스키도 당황했다. 전형적으로 몸이 늦게 풀리는 체질에 타자를 제압하는 위력마저 떨어지자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9월 급격한 추락을 하기 전 꾸준히 2위권을 유지했으나 사도스키의 기여도는 지난 2년에 비해 떨어졌다.
▲ 살아난 기미 보여서 더 허무한 부상
사도스키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위력을 드높였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직구 위력이 더욱 좋아지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덩달아 살아났고, 9월엔 예전의 사도스키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들쭉날쭉한 모습에서 벗어나 3경기 연속 퀼리티스타트를 했다. 그래서 9월 27일 홈 최종전인 부산 삼성전서 입은 불의의 손목 부상이 롯데로선 더욱 아쉬웠다.
당시 사도스키는 이지영의 타구에 오른 손목을 맞아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불의의 부상이었다. 양승호 감독은 “용병 투수들은 미국에서부터 강습타구 처리 연습을 거의 안 한다. 사도스키도 훈련이 잘 돼 있었다면 그 당시 글러브를 갖다 댔을 텐데”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래도 10월 6일 인천 SK전서 1이닝 무실점하며 “투구 밸런스가 오히려 유먼보다 좋다”라고 칭찬했다. 포스트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사도스키는 양 감독과 롯데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1년 농사 결과가 달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 등판했으나 자진 강판했다. 1회 강판한 뒤 팔에 맞은 주사 바늘이 신경을 잘못 건드려 회복이 더뎠고, 결국 올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양승호 감독은 사도스키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뺐으나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경우 활용 가능성을 체크하기 위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선수단에 동행시켰다. 사도스키는 4차전서 불펜에 나와 볼 키퍼 역할을 하는 등 나름대로 팀에 헌신했다.
▲ 재계약, 그것이 롯데의 고민
사도스키는 올해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당장 22일 올 시즌 명운이 결린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당장 사도스키의 거취를 결정하긴 어렵지만, 롯데가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한 뒤엔 어떻게든 재계약 의사 통보 혹은 NO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사도스키는 현재 천천히 팔 상태를 회복 중이다. 한국시리즈에 갈 경우엔 몸을 만들 시간적 여유 부족으로 뛸 수 없을뿐, 절대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건 아니다. 또 다른 용병 쉐인 유먼은 롯데로선 어떻게든 함께 가려고 할 가능성이 큰데, 일본 등 해외 구단의 오퍼가 변수다. 그러나 사도스키의 경우 올 시즌 활약만 본다면 구단 입장에선 재계약 통보 여부가 망설여질 것이다.
분명 활약은 2% 부족했다. 부상 변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운영이 쉽지 않았던 토종 선발진을 감안하면 무턱대고 포기하는 것도 어렵다. 사도스키만큼 한국어를 스스로 익히고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는 용병도 드물다. 재계약 의사를 포기하면 다른 구단이 데려갈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롯데로선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사도스키의 거취를 놓고 장고에 돌입해야 할 입장이다.
[팔 통증을 호소하는 라이언 사도스키(위), 하이파이브 할 준비를 마친 사도스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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