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PO 5차전은 김광현, 유먼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최후의 승부다. 내일은 없다. 두 팀은 이날 단 한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다. 선발투수는 나란히 에이스가 출격한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마운드를 떠난 뒤가 더욱 주목된다.
▲ 완투할 수 없다면, 뒤를 생각해보자
1차전서 맞대결한 김광현과 쉐인 유먼은 컨디션이 좋았다. 김광현은 어깨 상태가 분명 100%가 아님에도 예전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렸다. 최고구속도 151km. 볼끝도 좋았다. 제구력이 정밀하지 못해도 강한 직구의 힘을 앞세워 10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김광현만의 특기가 나왔다. 유먼도 마찬가지다. 직구 비율을 줄이는 대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이며 SK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 초반 이호준에게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뒤 절묘한 변화구 배합으로 효과를 봤다.
SK와 롯데 타자들은 1차전서 김광현의 직구, 유먼의 변화구에 당했다. 타자들과 베터리의 두뇌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두 투수는 역으로 승부할 수도, 아니면 똑같이 승부하되 타자별로 투구 패턴만 바꿀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두 투수가 1차전처럼 컨디션이 좋다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는 못할 것이란 사실이다. 바꿔 말해 두 선발투수의 맞대결만으로 이날 승부가 크게 기울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 1차전서도 두 투수가 내려간 뒤에도 박빙 승부는 이어졌다. 김광현과 유먼이 완투를 하지 않는 한, 그들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의 승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 세밀한 야구, 불펜 야구 결판내자
결과적으로 1차전서 롯데의 투수교체가 실패했다. 6회초 1-1 동점을 만든 뒤 돌아선 6회말에 유먼이 남기고 간 주자를 김사율이 홈으로 보내줬다. 그게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2차전서는 SK의 투수교체가 실패했다. 6회말 정대현을 공략해 4-1을 만든 뒤 돌아선 7회초에 뒤늦은 박희수 투입이 빌미가 돼 4-4 동점을 만들어줬다. 이후 흐름은 롯데로 넘어갔다.
3차전엔 3회말 홍성흔의 평범한 타구를 수습하지 못한 박진만의 실책이 있었다. 이후 롯데의 흐름이 확고해졌다. 4차전도 7회초 무사 2루에서 롯데 내야진이 박재상의 번트 헛스윙 뒤 리드폭이 큰 정근우를 3루에서 잡아내지 못했다. 이후 최정의 적시타로 흐름이 SK에 넘어갔다. 두 경기 모두 초반부터 승부가 갈린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세밀한 실수가 승부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김광현과 유먼이 5차전서 나란히 호투한다고 가정해보자. 경기 후반엔 실책 혹은 실수를 최소화하는 팀이 유리하다. 바꿔 말하면 SK와 롯데 중 누가 세밀한 야구, 불펜 야구를 좀 더 잘 해내느냐의 싸움이다. 여기에 5차전 끝장승부라는 부담감, 5차전 시작 전, 혹은 경기 중에 내릴 수 있는 가을비로 인한 미끄러워지는 그라운드 상태 등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요소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불펜, 수비 불안 시리즈다. 불안함을 덜 노출하는 팀이 승리했다. 5차전서 누가 더 불안하고, 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게 두 팀의 절대적인 전력 차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시리즈행이 걸린 러시안 룰렛과도 같은 잔혹한 단판 승부다. 김광현과 유먼만 파헤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인천 문학구장 경기 모습(위), 투구를 하는 김광현과 유먼(아래).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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