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쯤되면 한국시리즈 사나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 하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패하며 위기에 빠졌던 SK 와이번스는 3, 4차전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 속에는 송은범의 활약이 있었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도 않았으며 데일리 MVP에 뽑힌 것도 아니지만 송은범의 활약이 없었다면 SK의 2연승이 이뤄졌을지는 의문이다.
▲ PS만 되면 더 강했던 송은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송은범은 올해 이전에도 포스트시즌만 되면 더욱 강해졌다. 2007년 처음 포스트시즌에 참가한 이후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경기에 등판, 3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더욱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송은범은 한국시리즈 9경기에 2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23을 올렸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역할이 미약했지만 2009년에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6으로 활약하며 김광현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1승은 팀이 2승 3패로 벼랑 끝에서 올린 승리였다.
2010년에는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장, 1세이브 1홀드로 제 몫을 해냈다. 지난해 역시 팀이 거둔 1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그야말로 팔방미인 활약이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 전망이 밝았던 것은 아니다. 송은범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4이닝 3실점(2자책)에 그치며 패전투수가 됐다.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팀은 시리즈 전적 1승 2패에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위기까지 몰렸다.
다행히 4차전에 등판한 마리오 산티아고가 팀을 벼랑 끝에서 벗어나게 했고 SK는 5차전에서도 승리, 송은범은 플레이오프에서의 아쉬움을 떨칠 기회를 얻었다.
▲ 송은범, 완벽한 한국시리즈 사나이로 거듭나다
비록 '기회'는 생겼지만 예전과 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확신'은 할 수 없었다. 송은범의 몸 상태가 완벽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이만수 감독 역시 그의 등판 시기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송은범은 3차전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오프 때 송은범이 아닌 예전 한국시리즈에서의 송은범이 있었다. 팀이 5-7로 뒤진 5회초 2사 2루에서 등판했다.
앞선 투수 박정배가 득점권에 주자를 남겨 놓은 가운데 등판한 그는 첫 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 이닝을 책임진 6회는 삼자범퇴. 이후 팀은 6회말 대거 6점을 뽑아냈고 승리투수 역시 그의 몫이 됐다. 2이닝 퍼펙트. 그의 완벽투 속 흐름이 SK쪽으로 넘어왔기에 타선도 터질 수 있었다.
이만수 감독은 3차전 경기 후 송은범을 선발투수로 쓰겠다는 복안을 밝혔지만 4차전에도 그는 불펜으로 나섰다. 박정배가 어깨 부상으로 나올 수 없으며 엄정욱 역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여기에 채병용도 3차전에서 무너지며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국 이만수 감독의 선택은 송은범 카드였다.
이번에도 송은범은 이 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가운데 6회초 무사 1, 2루에 등판,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연결고리를 확실히 했다. 무사 1, 2루에서 상대 중심타선과 만났기에 자칫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희생플라이로 한 점만을 내줬다. 물론 이는 송은범의 실점은 아니었다.
3, 4차전에서의 무실점 역투로 송은범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1.23에서 1.05까지 내려갔다. 이쯤되면 진정한 한국시리즈 사나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성적이다. 그가 있는 한 이만수 감독의 고민 중 우완 중간계투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없을 전망이다.
▲ 송은범의 연도별 한국시리즈 성적 (2012년은 4차전까지)
2007년-1경기 1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
2008년-1경기 2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3.86
2009년-2경기 1승 1패 9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96
2010년-4경기 1세이브 1홀드 4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2.08
2011년-1경기 1승 5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
2012년-2경기 1승 1홀드 3⅔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
합계-11경기 3승 1패 2홀드 1세이브 25⅔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05
[송은범(왼쪽)이 4차전 승리가 확정된 직후 김광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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