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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100kg넘으면 월급에서 차감한다고 했어요.”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요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다. 구랍 29일 다 잡은 대어 SK를 놓친데다 30일엔 최하위 KCC의 연패를 끊어줬기 때문이다. 7위에 머물러 있는 갈 길 바쁜 오리온스로선 뼈아픈 2연패였다. 새해 첫날 고양체육관. 추 감독이 모처럼 슬쩍 웃음을 보였다. 발목 수술 후 복귀 준비 중인 간판 포워드 김동욱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였다.
김동욱은 지난 11월 초 왼쪽 발목 수술을 받았다. 웃자란 뼈를 깎기 위해서다. 한 순간에 생긴 부상이 아니라 오랫동안 괴롭히던 부상이 악화돼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오리온스는 당시 어깨 부상을 입은 최진수와 함께 김동욱마저 전열에서 이탈하자 6연패에 빠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다. 테런스 레더도 자진퇴단하며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최근 오리온스는 확실히 조금씩 전력을 추스르고 있다. 2연패 중이지만,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김동욱의 재활도 순조롭다. 그는 지금 가볍게 걷고 있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뛸 수도 있고 볼을 만지는 운동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추 감독과 김동욱은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김동욱의 몸무게가 100kg가 넘으면 그의 연봉에서 100만원을 차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동욱은 비교적 살이 잘 찌는 체질이다. 그래서 부상, 수술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급격히 체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추 감독은 “지금까지는 매우 잘해주고 있다. 1주일에 한번씩 체중 체크를 하고 있다. 지켜야 할 선이 있다. 1월 말까진 계속 체크할 것이다. 100kg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라고 웃었다. 추 감독은 김동욱의 복귀 시점을 1월 말 전후로 잡고 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농구선수도 적정 몸무게가 있다. 체지방과 근육량의 밸런스를 엄격하게 맞춰야 한다. 특히 김동욱은 과거 삼성 시절 체중이 많이 나갔을 때 경기력보다 오리온스에서 살을 쪽 빼고 나왔을 때의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는 평가다. 추 감독은 김동욱이 실전경기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100kg이 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김동욱은 요즘 땀나는 복귀준비를 하고 있다. 추 감독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오리온스에서 FA 첫해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 만약 1월 말까지 김동욱이 추 감독과의 약속을 지켜서 100kg보다 몸무게가 덜 나간다면 김동욱에게 포상이라도 있을까. 추 감독은 “그런 건 없다. 그냥 100kg을 넘으면 무조건 100만원 차감이다”라고 껄껄 웃었다. 지금 상태라면 고양 팬들은 1월 말 살이 쪽 빠진 김동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슛을 시도하는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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