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2명 중에도, 31명 중에도 단 1명이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은 2012시즌에 앞서 선발투수의 역할을 늘리고자하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감독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들은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했고 선발로 나선 선수들도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펼친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레 박희수-정우람으로 대표되는 불펜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규정이닝(133이닝)을 넘긴 선수는 모두 22명. 구단 평균 2.75명이다. 3선발급까지는 규정이닝을 소화했다는 뜻이다. KIA가 윤석민, 서재응, 김진우, 앤서니 르루, 헨리 소사 등 5명이 규정이닝을 넘긴 가운데 두산이 4명(더스틴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 김선우)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장원삼, 배영수, 미치 탈보트)과 롯데(쉐인 유먼,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가 3명이었으며 한화(류현진, 김혁민)와 LG(레다메스 리즈, 벤자민 주키치), 넥센(브랜든 나이트, 앤디 밴 헤켄)도 2명이 규정이닝을 채웠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가 1명인 곳은 SK, 단 한 팀 뿐이다.
이는 기준을 100이닝으로 낮춰도 마찬가지다. 31명 중 지난 시즌 SK에서 100이닝을 넘게 소화한 선수는 윤희상(163⅓이닝), 단 한 명이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투수들의 이닝수를 본다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선발투수의 빈 자리는 박희수(82이닝)가 대신 채웠다.
SK는 지난 시즌 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선발투수의 비중이 높은 팀은 아니었다. 전임 김성근 감독이 선발 대신 불펜의 비중을 높게 봤기 때문. 하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
100이닝 기준이 아닌 규정이닝 소화를 보더라도 2007시즌 3명(케니 레이번, 마이크 로마노, 채병용)을 시작으로 2008시즌 3명(김광현, 채병용, 레이번), 2009시즌 3명(송은범, 김광현, 전병두), 2010시즌 2명(김광현, 카도쿠라 켄)이었다. 선발이 아니었던 전병두를 제외하더라도 매 시즌 2명 이상의 선발 투수가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감독 전환기였던 2011시즌에는 한 명도 없던 가운데 지난 시즌 역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1시즌과 달리 지난 시즌에는 선발의 비중을 높이려고 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그렇다면 올시즌에는 어떨까. 윤희상은 올시즌에도 규정이닝을 채워줄 가장 믿음직한 후보다. 윤희상은 지난 시즌 풀타임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여기에 송은범은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지 제 몫을 해줄 선수이며 크리스 세든 역시 이만수 감독이 믿고 있는 선발 후보다. 채병용도 돋보이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관건은 역시 부상이다. 만약 부상만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지난 2년과 달리 최소한 2~3명은 규정이닝을 채울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정우람이 빠지며 약해진 불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SK 투수 중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윤희상(첫 번째 사진), SK가 선발 요원으로 영입한 크리스 세든(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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