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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7번방의 선물'에는 등장만으로도 '누구지?'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첫 데뷔한 배우 정한비(27·본명 정경민)다.
정한비는 '7번방의 선물'에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6세 지능의 딸바보 용구(류승룡)와 아빠밖에 모르는 딸 예승(갈소원)이 만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예승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역을 맡았다.
정한비는 첫 등장부터 잘 빚어 놓은 듯한 이목구비, 아역배우인 갈소원과 비슷한 작은 얼굴 등 예쁘장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더했다. 그에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오디션을 보고 다음주에 한 번 더 올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어요. 그날이 대본 첫 리딩이었어요. '출연하기로 결정 난 건 아니다. 온 김에 편안하게 리딩해보자'고 말씀하셨죠. 그게 테스트잖아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리딩을 했죠. 끝난 후 같이 회식을 하러 갔어요. 그 때까지 별 말씀이 없으셔서 안 됐나보다 생각했는데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라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조재윤(김교도관) 선배님과 전에 같은 작품을 했는데 감독님께 제가 전 작품에서 연기를 잘 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김정태 선배님도 '왔는데 같이 하면 되지'라고 얘기해주셨죠. 그런 한 마디 한 마디가 감사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는 '7번방의 선물'에서 류승룡,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한비는 "그분들 틈에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게다가 영화는 처음이었고요. 할 수 있었던 게 정말 감사하죠"라고 밝혔다.
사실 정한비는 한국보다 먼저 일본에서 주연을 꿰찬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TBS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해서 여자 테러리스트가 되었다'에서 여자주인공인 김현희 역을 맡은 것.
'K프로젝트'에서 '나는 이렇게 해서 여자 테러리스트가 되었다'로 제목이 변경된 이 드라마는 1987년 11월 29일 벌어진 대한항공(KAL) 858편 보잉 707기 폭파 사건과 주범 김현희의 이야기를 일본인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것으로, 신인이었던 정한비가 일본 특별극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주목받은 바 있다.
정한비는 "운이 좋았죠.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됐어요. 성형을 하면 안 된다고 일본 측에서 중요하게 얘기를 했대요. 오디션 때도 뚫어지게 쳐다보더라고요. 오디션 보는 역이 북한 여자니까 옷도 북한 스타일로 입고 가고 말투도 북한스럽게 연습해서 갔는데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예뻐보였나봐요"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 정한비는 인형 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한 군데도 성형을 하지 않은 자연미인이기도 하다. 성형은커녕 시술도 하지 않은 모태미녀다. 하지만 그 탓에 성형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는다.
그는 시술도 하지 않았냐는 돌직구에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시술도 안 했어요. 아버지와 똑같이 생겼어요. 아버지 코가 저보다 더 높아요. 양악수술을 했냐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전 턱이 작아서 콤플렉스인데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하시더라고요"라고 웃음 지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이에 못지않은 연기력, 중국어 등에 능통한 외국어 실력까지. 이미 배우로서 탄탄히 기반을 다져놓은 채 비상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정한비의 스크린 데뷔작 '7번방의 선물'은 개봉 4일 만에 112만 6748명의 관객을 동원, 휴먼코미디 중 최단기 100만 관객 돌파기록을 세우는 등 흥행몰이 중이다.
[배우 정한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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