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수(萬手)'의 반격이 시작될까.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칼을 뽑았다. 28일 오후 커티스 위더스와 향후 3시즌 중 신인지명권 1장을 창원 LG에 보낸 뒤 KBL 정상급센터 로드 벤슨을 받아왔다. 엄청난 의미가 있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대형 트레이드다. 모비스는 벤슨 영입으로 높이 컴플렉스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이는 곧 모비스의 대항마인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를 제대로 상대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음을 의미한다.
▲ 물샐 틈 없는 외국인 퍼즐
모비스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과거 우승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던스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2% 부족하다는 평가. 라틀리프는 9.6리바운드(3위)로 탁월한 제공권 장악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서도 15.1점을 올려주고 있으나 테크닉이 투박하고 기복이 있었다. 유 감독은 커티스 위더스에 대한 신뢰는 더욱 낮았다. 문태영도 공격에 기복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선수들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고민이었다.
벤슨은 모비스의 세부적인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그는 13.4점과 10.3리바운드(2위)를 기록 중이다. 동부 시절 보여줬던 백보드 지배력을 LG에서도 보여줬다. 또한, 207cm의 벤슨이 투입될 경우 상대팀으로선 외국인선수를 매치업 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때 국내선수와 매치업되는 함지훈의 공격력과 패스워크를 살리는 전술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함지훈은 수비에서도 외국인선수 부담을 덜었다.
사실 라틀리프가 유독 끈질긴 수비력을 보인 국내선수들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다. 전자랜드 주태수, SK 최부경 등이다. 그러나 벤슨은 다르다. 득점 기술이 다양하진 않아도 높이 자체가 더욱 위력적이기 때문에 골밑 제공권 장악은 물론, 골밑에서 파생되는 전술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또 라틀리프도 벤슨과 출전 시간을 양분하면서 한결 부담을 덜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SK·전자랜드 잡아보자
모비스는 벤슨의 영입으로 강력한 공격 옵션을 추가적으로 장착했다. 이는 SK와 전자랜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 감독은 “SK보다 백업 멤버가 밀려서 체력적인 난조로 패배한다”라고 했었다. 모비스는 이미 SK의 3-2 드롭존도 공략했다. 문제는 문태영과 김시래의 부족한 수비력과 백업인데, 벤슨의 영입으로 최대한 보충을 하게 됐다.
전자랜드전의 경우 매치업이 잘 맞지 않았었다. 문태영이 포웰을 막을 경우 문태종을 막을 선수가 마땅히 없었다는 게 고민이었다. 가드들이 화려한 테크닉의 문태종을 막기가 버거웠다. 벤슨의 영입으로 함지훈과 라틀리프의 수비 부담을 덜었다. 또 벤슨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경우 라틀리프를 잘 막아온 주태수의 활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결국 SK전과 전자랜드전 모두 라틀리프와 벤슨의 출전시간 조절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정규시즌 역전극? 진검승부는 포스트시즌
모비스는 29일 현재 선두 SK에 4경기 뒤져있다. 남은 경기는 19경기.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시즌 막판 3~4경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K 역시 페이스가 뒤처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설령 정규시즌 역전우승에 실패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벤슨 트레이드 초점도 결국 포스트시즌이다. 단기전서는 매 순간이 승부처다. 확실한 빅맨의 존재감이 크다. 리바운드 2,3위 선수를 동시에 보유하게 된 모비스로선 한결 든든해진 상황이다. 또 남은 19경기서 벤슨이 모비스 특유의 패턴 플레이에 녹아들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 정규시즌서 모비스 조직력에 충분히 적응한 뒤 포스트시즌서 위력을 발휘해주면 대성공이다.
혹자들은 올 시즌 모비스를 판타스틱4라고 불렀다. 그러나 정규시즌 절반이 지나면서 허상으로 판명났다. 공수에서 세부적인 약점이 있었고 파괴력이 약간 부족했다. SK와 전자랜드에 약한 면모를 보이며 불안한 2위에 올라있다. 유재학 감독으로선 돌파구가 필요했다. 벤슨 영입으로 모비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가만히 있을 ‘만수’ 유 감독이 아니다. 판도 뒤흔들기에 나섰다.
[모비스로 트레이드 된 벤슨(위), 유재학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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