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달 2일부터 개막되는 제3회 WBC. 이 대회는 각국 프로야구리그 및 기존의 국제대회와는 차별화된 규정이 있다. 그 규정을 옳게 활용하는 팀은 이득을 보고, 옳게 활용하지 못하거나 간과할 경우 고스란히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 WBC는 선수보호가 최우선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만든 대회다. WBCI(WBC 조직위원회)는 최대한 많은 선수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 해당 국가의 영주권만 있으면 국적을 선택해서 참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대회에 참가하면 규정 속에서 최대한 보호를 받는다.
최종엔트리 28인에는 투수는 최소 13명, 포수는 최소 2명이 포함돼야 한다. 대회 시기가 추울 수도 있는 3월. 투수들의 어깨, 팔꿈치 보호를 위한 조치다. 포수도 체력적 소모가 크기 때문에 최소 2명을 넣어야 한다. 선수는 예비명단에서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는데, 다음 라운드부터 참가 가능하다. 코칭스태프도 6명으로 제한된다.
투구수 규정은 이미 널리 알려진 WBC만의 독특한 규정. 우선 한계투구수의 경우 1라운드는 65구, 2라운드는 80구,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95구다. 2회 대회보다 각각 5개씩 줄어들었고, 2006년 초대 대회와 같은 규정이다. 이 규정은 구원으로 등판해도 적용된다.
또한, 투수는 하루에 2경기 이상 등판할 수 없다. 이틀 연속 등판한 투수는 그 다음날 무조건 쉬어야 하고, 30개 이상 투구 시 1일 휴식,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휴식을 취해야 한다. 구원투수가 등판할 땐 단 8개의 연습투구가 가능하다.
이밖에 선수가 뇌진탕에 걸리면 그 즉시 경기가 중단되고 전문의에게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대회에 참가하는 전 선수에겐 출산휴가를 사용할 권리가 주어진다. 아내가 아이를 낳을 경우 조직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면 최대 3일간의 출산휴가를 받는다. 가족이 중요한 서양의 사고방식이 투영된 결과다.
▲ 꼼꼼하고 엄격한 경기 진행
경기 시작 90분 전 타순이 발표되고, 경기 후 30분 이내에 다음경기 선발투수를 예고해야 한다. 라운드의 첫 번째 경기의 경우 전날 밤 9시 전까지 고지해야 한다. 만약 예고했던 선발투수 교체 시 조직위원회에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덕아웃엔 감독, 코치 6명, 선수, 뱃보이 2명, 불펜포수 2명, 트레이너 3명, 장비담당 1명, 통역 2명이 경기 중 덕아웃과 불펜 출입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경기가 시작되면 모두 퇴장해야 한다.
스피드업 규정도 적용된다. 경기운영위원회에서 이닝 브레이크 시간을 정한다. 주심은 이닝 시작 45초 전에 “마지막 투구”라고 고지 한다. 이후 대기석의 타자에게 타석에 들어올 것을 지시하고 타자가 타석에 일단 들어선 경우 구심이 타자의 타임을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
대기 타석 규정도 있다. 다음 타석의 타자는 지정된 타자 대기석에 무릎을 땅에 대고 있어야 한다. 포수는 타자 대기석에 있는 동안 정강이 보호대 착용이 금지된다. 타 팀의 엔트리에 부정선수가 의심될 경우 조직위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다. 팀의 로스터가 결정 된 뒤 3일 안에 서면으로 조직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승부치기와 콜드게임 규정도 있다. 승부치기는 1~2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서 처음으로 실시된다.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12회가 종료된 시점의 타순을 그대로 이어받아 무사 1,2루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승부치기에 들어갈 경우 감독이 임의로 공격 시작 타자를 설정하고, 그 직전 2명의 타자를 주자로 놓았던 것과는 다르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을 계산할 땐 1,2루에 나간 주자는 야수 실책에 의한 출루로 기록되지만, 팀과 선수에 실책이 주어지진 않는다.
콜드게임 규정도 있다. 결승전을 제외한 1~2라운드 경기에 적용되는데, 7회 이후 10점, 5회 이후 15점 차가 나야 한다. 또한, 1~2라운드 순위는 2팀이 동률이면 승자 승, 3팀이 동률이면 득점률, 수비율, 자책점, 타율, 동전던지기 순으로 가린다. 서스펜디드게임은 준결승전 14회가 넘어갈 경우 선언된다. 또한, 매 라운드 최종전서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될 경우 재경기는 펼치지 않고 무승부로 처리된다.
▲ 미국가면 전세기타고 상금도 받는 대표팀, 제재도 엄격하다
한국 대표팀이 2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조직위원회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이동한다. 상금 규정도 세분화 됐다. 1라운드 참가팀은 30만달러를 받는다. 1위팀엔 30만달러가 더 주어진다. 2라운드 참가팀엔 40만달러, 조 1위엔 40만달러가 더 주어진다. 준결승전 참가팀엔 50만달러가 주어지고, 결승전 참가팀엔 50만달러가 또 다시 주어진다. 우승상금은 1000만달러다.
비디오 판독도 실시하는데, 국내리그와는 약간 다르다. 권한은 오로지 심판 조장에게 있다. 감독이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감독이 비디오 화면을 볼 수도 없다. 비디오 판독이 내려질 경우 더 이상 양팀은 논쟁할 수 없고 그 사이에 선수를 교체할 수도 없다.
경기 도중엔 전자장비의 사용도 금한다. 정보교환을 위한 무전기, 휴대폰, 컴퓨터 등의 사용을 금한다. 조직위원회의 허가를 받는다면 덕아웃과 불펜 사이의 연락을 위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에게 TV 카메라 혹은 인터뷰 장소, 관중이 보이는 모든 곳에서 담배 및 씹는 담배의 사용을 금지한다.
제재 규정도 엄격하다. 조직위원회는 부적절한 행동이나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선수, 감독, 코치, 스탭들을 제지할 수 있다. 도핑테스트 적발 시 곧바로 대회 참가가 금지되고 추가로 페널티를 받는다. 승부조작 혹은 유사한 행위 시 WBC 영구 참가 박탈에 처해진다. 제재를 받은 팀은 제재기간 동안 대체 선수, 감독, 코치를 기용할 수 없다.
[WBC 대표팀이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경기를 치르는 도쿄돔(위), 2회 WBC 대표팀(가운데, 아래)]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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