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박수영을 연기하는 배우 이엘(31)을 만났다. 이엘이 말하는 '7급 공무원' 촬영장은 마치 또래 학생들이 함께 떠난 수련회 같은 느낌이었다. 첩보 요원으로 거듭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7급 공무원'의 배우들은 경남 사천의 한 연수원에서 합숙 촬영을 진행했다.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생활하고, 훈련하는 보름의 시간동안 배우들은 친구처럼 가까워질 수 있었다.
"(최)강희 언니랑 출연자들이 그 수련원을 가상도시라고 불렀어요. 어느 순간 세상과 분리된 공간에 배우들이 함께 모여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겨울밤 커다란 유리창 바깥으로 눈이 내릴 때 촬영을 끝내놓고 출연자들끼리 모여앉아 캔 맥주를 한잔씩 나눴죠. 그렇게 분위기가 좋은 촬영이었어요. 매일 매일 한 장소에서 훈련하고 촬영하다보니 하루는 다같이 포커를, 한 번은 룰렛을, 또 왈츠를 배웠죠. 촬영 같지 않은 묘한 기억이에요."
이엘은 쉴 새 없이 '7급 공무원' 촬영 과정에서 겪은 추억을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화기애애한 '7급 공무원' 촬영의 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고 했다. 파트너인 배우 손진영과 귀여운 동생 배우 김민서, 출연자 하나하나를 챙기는 든든한 선배 배우 안내상까지 촬영장의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던 이엘은 최강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촬영 초반 머뭇거릴 때 최강희 언니가 먼저 다가왔어요. '남자 동생들은 벌써 다녀갔는데, 우리 여자 동생들은 왜 내 번호 안 묻니?'라고. 먼저 다가와 준 선배가 고마웠어요. 지금은 촬영 일정이 나오면 강희 언니랑 여러 배우들이 모여 있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창부터 확인해요. '너는 언제 촬영이니?', '저는 언제에요'라고. 그리고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세세한 디테일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꼼꼼한 선배죠. 배울 게 참 많은 언니에요."
"주원의 평소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바르게 자랐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는 먼저 나서 '누나'하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귀여운 동생이거든요.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느낌이 달라져요. 순식간에 촬영에 몰입하는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주죠. 주원이 연기로는 저보다 선배잖아요. 보면서 배우고, 또 감탄하게 되요."
모든 배우가 격의 없이 어울려 환상의 호흡을 내는 '7급 공무원'.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가 맞붙는 이른바 수목대전 속에서 이엘이 말하는 '7급 공무원'의 강점도 거기서부터 출발했다.
"'7급 공무원'의 강점은 웃음인 거 같아요. 촬영장에 웃음이 멈추지 않는 만큼,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보면서 인상 쓸 일이 없어요. 사건을 풀어가고, 첩보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 속에는 치고 박는 귀여운 러브라인이 있거든요. 코믹한 부분도 있고…그런 밝은 부분이 '7급 공무원'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중, 고등학교 때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앉아서 하는 공부가 저랑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부모님에게 자퇴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며칠 정도 지난 뒤에 부모님이 '네 선택에 책임을 져라'라며 어렵게 허락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2개월 정도 공부해서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에 입학했어요. 부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책임을 진 거죠. 어느 순간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학에서도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는 직접 연기를 하고 싶었고, 무대에 올랐죠. 지금 '7급 공무원' 출연도 무대에 오르던 당시부터 알게 된 조연출과의 인연 덕분이에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엘에게 건넨 질문은 2013년 보내고 싶은 목표에 관한 것이었다.
"목표나 계획은 매 해 다르지 않아요. 항상 좋은 작품과 원하는 배역을 만날 수 있길 기도하죠. 올해는 몇 주 지나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아요. (박)수영이랑 연말 연초를 같이 지내다보니 저까지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느낌이거든요."
[배우 이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