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역시 대만은 까다로웠다.
대만 WBC 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서 2-1로 승리했다. 대만은 27일 NC에 2-5로 패배했던 아픔을 하루만에 고스란히 되갚아줬다. 한국과 내달 5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맞붙는 홈팀 대만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두 팀의 연습경기는 원래 이날 저녁 카오슝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만 측이 갑작스럽게 장소와 시간을 변경해 갑작스럽게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과 대만 실업올스타와의 경기 직전에 열렸다. 대만도 1라운드가 열리는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류중일호로선 가까이에서 대만을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대만은 NC에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전날 깔끔하지 못한 수비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이날은 깔끔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선은 여전히 활발한 모습은 아니었으나 눈에 띄는 장면도 있었다. 3회말 가오즈강과 궈이앤원이 연이어 볼넷으로 출루하자 후속 린저쉬엔 타석에서 작전이 걸려 유격수 땅볼에도 더블 아웃을 면했다.
결국 후속 천융지가 1타점 중전적시타를 때렸다. 천융지는 NC 중견수 마낙길과 내야진의 중계 플레이가 깔끔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틈을 타서 2루까지 내달리는 기민함도 선보였다. 6회엔 청정민이 NC 이민호에게 좌중간 솔로포를 뿜어내기도 했다. 여전히 장타력도 살아있었다. 물론 3안타로 타자들의 컨디션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기 전 만난 NC 김경문 감독은 “대만이 눈에 보이는 야구를 추구한다”라고 했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호쾌한 야구, 투수들의 화끈한 강속구, 멋있는 수비 등을 잘 하지만, 사실은 짜임새가 다소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때문에 김 감독은 “대만야구가 그래서 아직 한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등판한 선발 로첸룽, 한국 팬들에게 낯선 판웨이룬 등은 괜찮은 구위를 보여줬다. 이날 대만 투수들의 직구 최고구속은 144km였다. NC 타자들이 확실히 피로함이 있었음에도 대만 투수들의 직구 힘, 그리고 코너워크와 유인구 구사 능력이 괜찮았다. 한국 타자들이 계속 타격 침체가 이어질 경우 결코 대만 투수들을 원활하게 공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대만은 예전 화끈함만을 추구하는 야구에서 짜임새 있는 야구를 가미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만도 5년 전 내가 대표팀을 이끌고 붙었을 때와는 달리 몇 명을 빼곤 세대교체가 됐다”라고 했다. 이날은 수비도 깔끔했고, 공격 짜임새도 괜찮았다. 3안타에 그쳤으나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투수들도 충분히 경계할 만했다. 그들은 대만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1라운드에 나선다. 이날만 하더라도 내야석이 꽉 찼다.
이만하면 대만 전력을 충분히 까다롭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대인 건 분명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류중일호로선 결국 내달 2일 네덜란드와 4일 호주와의 1라운드 풀리그 1,2차전을 모두 잡고 봐야 한다. 두 팀 중 한 팀에라도 패배할 경우 대만과 2라운드 진출권을 놓고 부담스러운 경기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펑정민을 반기는 대만 대표팀(위), 선제 결승타를 친 천융지(아래).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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