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BC 후유증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WBC 대표팀 선수들이 9~10일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예상을 벗어난 1라운드 탈락 충격 속에 선수들은 6일 귀국길에 올라 곧장 소속팀에 합류했다. 대부분 선수는 9~10일 시범경기 2연전에 결장하거나 대타 혹은 짧은 이닝 투구만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물론 2경기 모두 정상적으로 뛴 선수도 있었다.
▲ WBC 후유증, 없을 수는 없다
시범경기 2연전을 살펴보면 WBC 후유증이 대부분 선수에게 강타했다. 부상 혹은 컨디션 난조로 뛰지 않거나 대타로 출전했다. 롯데 강민호의 경우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서 상대 주자와 홈 충돌하며 무릎을 약간 다친 상태다. 다른 선수들도 국가대항전을 치르면서 쌓인 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 여독이 풀리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만, 삼성 이승엽과 김상수, 한화 김태균 등은 정상 출전해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롯데 송승준, KIA 서재응 등도 괜찮은 컨디션을 입증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 조기 탈락으로 여론의 비난도 많았다. 문제는 선수들의 심리적, 체력적 저하 상태가 실제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면서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혹은 부상의 위험이 커질 것인지 여부다.
▲ WBC 후유증, 정규시즌 들어가면 힘들어진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여전히 WBC를 달갑지 않아 한다. 유독 각국 대표선수 차출에 민감한 구단이 있다. 일부 민감한 메이저리거들도 FA, 이적을 앞두고 있다면 스스로 대표팀 사퇴를 선언하기도 한다. WBC 참가가 정규시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부상의 위험성, 컨디션 조절 실패 가능성을 들며 대회 참가를 꺼린다.
시즌 전에 치르는 WBC를 준비하려면 확실히 평소보다 몸 상태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선수들에겐 그게 큰 부담인 듯하다. 한국 대표팀도 결국 몸 컨디션과 페이스 조절 실패가 1라운드 탈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예년과 다른 페이스 조절 속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부상의 위험이 높은 건 분명하다. 1~2회 대회 직후 정규시즌서 페이스 조절 실패로 개인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도 있었다. 한 야구인도 “선수 입장에선 시즌 전에 치르는 WBC가 부담스럽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투수들이 민감하다. 몸 상태를 예년보다 일찍 끌어올리는 것 자체가 힘들다. 컨디션과 투구 밸런스 조절에 있어서 주변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투수도 유독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의 경우 장원삼이 그런 케이스다. 또한, 너무 페이스를 순조롭게 일찍 끌어올린 선수가 시즌 중반 체력적으로 힘들어져서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했다. 과거에도 WBC 출전 후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투구폼이 흔들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
▲ WBC 후유증? 과학적으로 증명된 거 있나?
반대의 의견도 만만찮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WBC가 열린 해에 부상자명단에 오른 선수들이 WBC가 열리지 않은 해에 부상자명단에 오른 선수보다 적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WBC에 나선 선수들이 정규시즌서 부상을 입거나 부진 하다는 것 자체가 타당성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아직 WBC가 2차례밖에 열리지 않았고, 이제 3회 대회를 치르는 상황에서 좀 더 대표성이 쌓여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타자들의 경우 WBC 출전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일찍 타격감을 올려 좋은 리듬을 안고 정규시즌에 돌입하는 선수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르다. WBC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인 선수가 시즌에는 몸에 힘이 들어가서 부진이 시작될 수 있고, 그 리듬을 이어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WBC서 좋은 타격감을 보인 선수가 시즌 초반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류 감독은 “어차피 타격은 사이클을 계속 탄다”고 했다.
WBC 후유증은 모든 선수에게 분명히 나타난다. 그러나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과 몸 상태에 따라 후유증이 오래 갈수도 가지 않을 수도, 부상의 위험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WBC를 경험한 한 선수는 지난해 “원래 몸이 아팠던 선수는 WBC에 참가하면 확실히 독이다. 그 시간에 치료를 하는 게 맞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나 같은 경우 WBC서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피곤함도 느꼈으나 시범경기서 휴식을 적당히 취하니까 정규시즌서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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