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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무한걸스'는 2007년부터 7년째다. MBC '무한도전'의 여성 버전을 표방했는데, 여자 연예인들이라고 얌전한 체 하면서 점잔을 빼거나 하진 않는다. 아니, 하면 안 된다. '무한걸스'에서 예쁜 척을 하면 '송선배' 송은이를 필두로 신봉선, 김신영, 안영미, 김숙의 가차없는 응징이 되돌아 온다. 하지만 이런 멤버들 사이에서도 수년 동안 틈틈이 예쁜 척하고 있는 백보람을 만났다.
백보람은 "'무한걸스', 이건 진짜 내가 출연해서 그런 게 아니라 한 번쯤은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자랑했다. 사실 '무한도전'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지만 수위는 훨씬 높다. 케이블이라는 환경 덕분이지만 막말과 고성이 오가고, 이른바 '19금' 발언이 난무한다. 백보람은 "'19금'이라서 방송에는 못 싣는 게 많다. 그런데 사실 우리끼리 비방송용으로 떠드는 게 정말 재미있다. 대기실에서도 다같이 있는데, 멤버들의 말솜씨가 다들 좋다. 신봉선이나 김신영을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이 생각나고, 춤은 또 저렇게 추는 걸까' 하고 신기하다. 개그우먼 안 됐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았다. 지상파 편성은 MBC노조의 장기파업으로 '무한도전'이 중단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고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비난만 고스란히 받았다. 멤버들이 원해서 결정된 지상파행은 아니었을 텐데 비난은 '무한걸스'가 마치 배은망덕한 프로그램인 양 번졌고, 결국 두 달여 만에 원대 복귀했다. "우리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사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정정당당하게 가고 싶었다. 그래서 (MBC에브리원으로 돌아갔을 때) 실망은 안 했다. 다들 '잘됐어. 우린 여기에 있어야 제 맛이야'라고 했다. 다시 편하게 시작했다." 백보람이 떠올린 두 달간의 '무한걸스' 지상파 체험이었다.
백보람은 '무한걸스'를 "편한 가족. 가만히 있어도 서로의 기분을 알고 위로해 주는 사이. 일주일에 한 번 웃는 날"이라고 말했고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을 벌거나 방송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인생의 학창 시절처럼 내 인생의 일부분이자 추억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누가 먼저 결혼할지 모르겠지만, 결혼한 뒤에도 빠지기 없기!"
[개그우먼 백보람.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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