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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69.97점으로 쇼트 1위 기록
오랜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새벽, 2013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세계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열렸다.
김연아 선수는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섰음에도, 2위와 3점 이상 차이나는 69.97점을 기록하며 쇼트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 선수는 이날 세번째 조의 세번째 순서로 나섰다. 여섯개 조 가운데 세번째 조는 비교적 세계 순위가 낮은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이 때문에 세계 정상급인 김연아 선수의 연기는 무척이나 돋보였다.
김연아 선수는 마치 발레 연기를 펼치듯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경기에 임했다.
난이도가 높아 프로 선수들도 쉽게 하지 못하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너무도 쉽게 성공시켰고, 관객석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터졌다. 빙판을 가르는 속도는 매우 빨랐고, 점프는 그 누구보다도 높았다.
그 다음 점프인 트리플 플립 또한 음악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연기와 어우러졌다. 다만, 점프 시 왼발이 인사이드 엣지가 아니었다는 판정(롱 엣지wrong edge)을 받아 0.20점의 감점을 받았다.
그 이후의 더블 악셀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관건은 스핀이었다. 올시즌부터 스핀의 중요도가 올라갔기 때문에, 김연아 선수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핀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기나긴 공백이 있었던 김연아 선수로서는, 달라진 스핀 규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김연아 선수는 지난 독일 NRW트로피 대회 때보다 향상된 스핀 실력을 보여줬고, 스텝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최고 난이도(레벨4)를 받았다.
이날 김연아 선수의 연기는 힘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웠고, 우아했다. 투박함이라고는 보기 힘든 무대였다. 기술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다.
그녀가 앞으로 양팔을 뻗으며 경기를 끝마쳤을 때, 경기장은 박수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김연아 선수의 경기력과 과거의 점수로 유추해봤을 때 70점대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연기였다.
하지만, 이날 김연아 선수는 기술점수(PCS) 33.18점, 예술점수(TES) 33.18점을 받았고, 합계 69.97점을 기록했다. 한국 피겨팬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점수였다.
김연아 선수 또한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낮은 점수에 다소 의아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다음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김연아 선수는 이 점수로 잠정 1위에 올랐으나, 마지막조에 카롤리나 코스트너, 아사다 마오, 무라카미 카나코 등 세계 유명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이날 마지막조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것은 바로 무라카미 카나코였다. 그녀는 더블 악셀, 2연속 트리플 점프와 트리플 플립 등 세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켰고, 음악에 어우러지는 뛰어난 연기를 선보여 관중을 놀라게 했다. 김연아의 1위 수성을 위협하는 경기력이었다.
실제 기술점은 김연아 선수보다 높은 36.87점을 기록했다. 다만, 연기구성점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인 29.77점을 받아 66.64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그녀가 2위를 차지하는 듯했으나, 무라카미 선수는 쇼트 최종 3위를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였다. 그녀는 이날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만, 2연속 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의 두번째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고, 대거 감점이 예상됐다. 하지만, 감점은 1점에 불과했고, 그녀는 기대 이상의 점수인 66.86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선수 본인도 의아해하는 결과였다. 기술점에서 34.01점, 연기구성점에서 33.85점을 받았다.
김연아 선수와의 맞대결로 주목을 끈 아사다 마오 선수는, 기대보다 못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경쾌한 음악과 더불어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첫 점프이자 그녀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아슬아슬하게 성공시켰지만, 트리플 플립 - 더블 루프 점프에 이은 마지막 트리플 루프 점프에서 1회전만 돌았고, 기술점수에서 큰 감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62.10점(기술점 29.70점, 연기구성점 32.40점)으로 쇼트 6위를 기록했다.
또다시 1위는 '퀸'연아의 차지였다. 2년의 공백은 김연아 선수 앞에서 무의미했다.
하지만, 아직 프리스케이팅이 남아있다.
점수 차이가 각 선수마다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로 순위가 대거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쇼트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보인 무라카미 카나코 선수는 요주의다.
아사다 마오 선수는 트리플 악셀의 낮은 성공도와 불안정한 경기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롤리나 코스트너 선수 또한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의 우승자로서 저력을 지닌 선수다. 언제든지 점수를 뒤엎을 만한 실력을 갖췄다.
다만, 이들이 1위를 하기위해서는 김연아 선수가 '여러차례 실수를 한다면'의 전제가 붙어야 한다. 김연아 선수의 평소 경기력을 비추어 볼 때, 김연아 선수가 실수가 없다면 3점 이상의 점수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망의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8시부터 열리며, 프리스케이팅에 임하는 24명의 선수 가운데 마지막으로 나서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오전 11시 46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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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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