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 첫 챔프전 진출, 새롭게 뜨는 '김종민 리더십'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플레이오프 진출도 불투명했던 대한항공의 운명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종민 감독대행이 있다.

대한항공은 1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한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해 삼성화재를 상대로 다시금 정상 등극에 도전하게 됐다.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대행은 감독대행 최초로 팀을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에 패하며 4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대한항공은 신영철 감독 대신 김종민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고, 김 감독대행은 빠르게 팀을 수습하며 팀을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데려다 놓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 김 감독대행은 감독대행 최초의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말에 "얼떨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처음에는 느낌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한 뒤 "난 작전 시간에 지시를 많이 안 한다. 배구는 답이 없다. 상대가 하는 플레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코스만 가르쳐줄 뿐이다"라고 애써 자신의 역할을 축소했다.

하지만 김 감독대행은 현대캐피탈을 잡을 확실한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김학민에게 지시한 이동공격이었다. 김 감독대행은 "현대캐피탈 센터들이 예전보다 느려졌기 때문에 이동공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평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라고 말한 김 감독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레오를 풀어주고 박철우를 잡겠냐는 질문에 "아니다. 다 잡을 것이다"라는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취재진을 웃기기도 했다. 스스로 말한 자신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코트에서 발휘되는 지략 외에 평소 선수단을 이끄는 데 있어서도 '김종민 리더십'은 힘을 미치고 있다. 팀의 주장인 김학민은 김 감독대행에 대해 "선수들을 믿고 편하게 대해주신다. 책임감을 주시는 만큼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도 생기고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세터 한선수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한선수는 "감독대행님은 항상 우리를 믿고 이야기하신다. 자신만 믿고 하라고 해주신다. 연습 때도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말로 김 감독대행 특유의 리더십을 잘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신들의 전쟁'(신치용 감독과 신영철 감독의 맞대결)이었던 챔피언 결정전은 노장과 신예의 맞대결로 변했다. 팀은 같지만 사령탑은 달라졌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맞아 어떤 결과를 낼지도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종민 감독대행.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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