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려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화와 NC의 개막 7연패와 5연패. 개막 1주일이 지났는데도 경기종료 차임벨 이후 하이파이브 한번 해보지 못했다. 아직 단 1승도 하지 못한 원인이 있다. 근본적으로 두 팀의 전력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허약하다는 점. 또 하나는 나머지 7팀이 물고 물리며 열띤 순위경쟁을 하는 양극화 시대 개막으로 인한 한화와 NC의 ‘타깃화’다.
사실 전력이 약한 건 한화와 NC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두 팀은 자꾸 다른 팀과 붙어서 이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런데 여기엔 나머지 팀들의 100% 총력전으로 인한 어려움, 즉 ‘약자의 설움’ 역시 분명히 투영돼 있다. 한화와 NC는 그마저도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다.
▲ 첫 3연전, 꼬리 내리면 끝이다
야구계에선 “첫 3연전서 XX 잡히지 마라”는 말이 있다. 첫 3연전서 꼬리를 내리면 시즌 내내 고전한다는 의미. 실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첫 3연전서 특정팀을 상대로 유독 고전한 팀이 상승세를 타다가도 그 팀만 만나면 내리막을 타면서 전체적인 리듬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삼성은 시즌 초반 두산에 3연패한뒤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쳤고, 시즌 중에도 두산만 만나면 고전했다. 반대로 두산은 서울라이벌 LG만 만나면 고전하며 결국 시즌 후반 3위로 밀려났었다.
첫 3연전 맞대결서 특정 팀에 자신감을 가진 팀은 시즌 내내 그 팀에 총력전을 펼친다. 때로는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해서라도 그 팀에 강했던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쏟아 붓는다. 치열한 순위다툼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팀에 총력전을 펼치는 건 당연한 일. 반대로 처음부터 껄끄러움을 느꼈던 팀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경기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타깃 삼는 현실, 페넌트레이스의 냉정한 이치
모든 팀의 시즌 중반까지의 운용 방법은 ‘5할’이다. 쉽게 말해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팀과의 3연전서는 2승 1패 전략으로 나선다. 그래야 상대적으로 강팀엔 1승 2패를 해도 부담없이 5할이 가능하다는 계산. 이런 상황에서 한화와 NC는 나머지 7팀엔 무조건 2승 1패를 해야 하는 타깃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두 팀이 보여준 경기력으론 그랬다.
한화와 맞붙었던 롯데, KIA, 넥센. NC와 맞붙은 롯데, 삼성은 모두 총력전을 펼쳤다. 시즌 초반이라 힘을 아낄 이유가 없기도 했지만, 분명히 한화, NC를 상대로는 세게 나왔다. 넥센은 한화와의 지난 주말 2연전서 우천 취소가 끼여있었지만 개막 2연전에 나섰던 나이트, 김병현을 냈고, 삼성도 우천취소 1경기가 끼였던 NC와의 주말 2연전서 장원삼, 배영수를 냈다.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닌 외국인투수를 아끼는 대신 토종 카드들을 개막 2연전에 이어 한번 더 썼다. 한화와 NC는 이 팀들에 첫 만남에서 꼬리를 내렸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지난 2년간 야구판을 휩쓸었던 삼성 천하 대신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시범경기부터 무서웠던 KIA가 만만치 않다. 삼성 역시 NC를 제물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두산, SK, LG, 롯데, 넥센 등 만만한 팀이 없다. KIA 선동열 감독도 “전체적으로 지난해 중,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한화와 NC를 반드시 잡고 가지 못할 경우 순위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 한화와 NC에 당한 1패는 1패 이상의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
▲ 순위양극화가 프로야구에 미치는 악영향
한화와 NC의 전력을 보면 서로 맞대결을 펼치지 않는 한 위닝시리즈가 쉽지는 않은 현실이다. NC는 신생팀이라 두 말할 여지가 없고, 한화는 지난해보다 전력이 더 떨어졌다. 한화와 NC. 나머지 7팀이 뚜렷한 양극화를 형성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 전체적으로 보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당장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시즌 초반 관중몰이가 지난해보다 떨어진다. 한화와 NC가 타깃이 된 상황. 뻔한 승부가 이어질 경우 두 팀 경기서는 앞으로 관중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구의 생명력인 불확실성이 약해지는 것 이상으로 흥미가 반감되는 요소는 없다. 사실 수준이 높은 일부 야구 팬들은 한화, NC가 아니라 나머지 7팀의 경기력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한화와 NC를 타깃 삼은 7팀의 현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일은 아니다. 한화와 NC가 빠른 시일 내에 전력을 정비해서 반격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4강이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7팀과 최대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순위양극화를 최대한 막을 수 있고 팬들을 붙잡을 수 있다. 한화와 NC의 분발이 절실하다.
[한화와 NC 선수들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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