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전북 현대의 요새 전주성엔 욱일승천기가 아닌 태극기가 펄럭였다. 비록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전북 서포터즈는 일본 우라와 레즈 원정 팬들과의 장외전쟁서 완벽한 매너승을 거뒀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애칭 전주성)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4차전서 우라와 레즈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전북은 1승3무(승점6점)로 조2위 자리를 지켰다.
우라와 팬들은 지난 3차전서 욱일승천기 걸개는 물론 전북 팬들에게 물을 뿌리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로인해 이번 4차전은 욱일승천기 반입을 놓고 양 팀 관계자가 사전에 보다 철저한 준비를 했다. 특히 전북은 경찰청의 협조 하에 우라와 원정 팬들의 짐을 일일이 체크하며 욱일승천기 반입을 금지했다. 1000여 우라와 원정팬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긴 줄을 서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우라와 팬들은 전북 관계자와 큰 소리를 오가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취재진에 물을 뿌리는 등 거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한 우라와 팬은 “구단으로부터 미리 공지를 받았다. 하지만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는 휘슬은 울렸고 양 팀 서포터즈는 열 띤 응원전을 펼쳤다.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라와 팬들은 욱일승천기 없이 응원을 했고, 전북 서포터즈도 일본을 자극하는 문구와 걸개를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A매치에서나 볼 법한 대형 태극기를 내세워 전북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전북 서포터즈들은 마치, ‘응원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모범적인 응원으로 아시아 명문 클럽다운 위용을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을 받은 전북 선수들은 0-2를 2-2로 만들며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전북 서포터즈 vs 우라와 서포터즈.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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