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감독의 속내는 무엇일까.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 1차전. SK의 타격이 확실히 컸다. 38분 45초간 이긴 게임을 1분 15초를 버티지 못해 내줬다. 모비스 역시 만족스럽진 못했다. 경기내용은 썩 좋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문경은 감독과 유재학 감독 모두 1차전 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솔직한 유재학, 기대 이하 발언 속 자신감
유재학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여유만만이다.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부터 확신에 가득 찬 말을 쏟아내고 있다. 4강 플레이오프서는 유 감독의 전략전술이 100% 맞아떨어졌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도 “SK 드롭존은 10초 내에 깬다”는 말로 SK의 기를 죽였다. 유 감독은 “과거에 비해 멤버 자체가 우승 멤버다. 그 뿐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전략과 전술 변화에 민감한 유 감독이 실제로 멤버만 믿고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SK와의 챔피언결정전. 미리 계산이 된 듯하다. “헤인즈 수비도 준비됐다”라고 한 유 감독. 그러나 1차전 자체가 마음에 들진 않았다. 모비스는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제공권에서 열세였고, 2점슛 적중률이 41%일 정도로 슛 감각이 떨어졌다. SK의 수비는 기본적으로 강했다. 결과적으로 3-2 드롭존을 깬 건 맞는데, 여전히 공격제한시간에 임박해 득점에 성공하는 등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완전한 공략은 아니었다. 유 감독은 “심스의 2대2 플레이에 대한 수비도 기대 이하였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모비스는 1차전을 잡았다. 경기 막판 리바운드 집중력에서 앞섰고, 골밑을 장악하면서 외곽까지 점령했기 때문. 로드 벤슨의 경기 막판 대활약에 이어 1분 15초 전 양동근의 역전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멘탈붕괴에 빠진 SK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유 감독은 “내용은 안 좋았는데 이런 경기를 이겨서 사기가 높아질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1차전. 68.8%의 우승 확률을 거머쥔 모비스로선 기분 좋은 출발이 아닐 수 없다.
▲ 당혹스러운 문경은, 충격파 속 긍정론
SK는 1차전 패배가 상당히 뼈 아프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면서 흐름을 모비스에 넘겨줬다. SK는 사실 1차전서 SK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턴오버를 무려 18개나 범했다. 에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는 35점을 합작했지만, 11턴오버도 곁들였다. 플레이 효율성이 떨어졌다. 반대로 보면 모비스의 SK 외국인선수 봉쇄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방증. 그럼에도 이들의 해결사 본능과 리바운드 우세로 겨우겨우 앞서갔다.
하지만, 4쿼터 수비리바운드가 0이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최부경이 4반칙, 김민수가 3반칙이었다. 반칙 관리에 실패해 골밑 수비에서 적극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벤슨에게 4쿼터에만 13점을 허용한 원인. 모비스는 힘겨워했지만, 3-2 드롭존도 결국 깨졌다. 7개의 3점포를 맞았다. 특히 양동근에게 맞은 역전 3점포가 컸다. SK는 단기전서 가장 중요하다는 1차전. 그것도 안방에서 그렇게 내주면서 사기가 완벽하게 꺾였다.
문경은 감독은 1차전 직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침착했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라는 말을 남긴 채 애써 긍정적인 점을 부각했다. “경기 후 라커룸에 가보니 선수들에게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였다”라는 말로. 이기고도 불만족을 거침없이 드러낸 유 감독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패배한 문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수습에 여념이 없었다.
▲ 흐름은 모비스, 두 감독의 고민은 계속된다
모비스의 1차전 대역전극. 확실히 모비스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유 감독과 문 감독 모두 고민이 있다. 유 감독은 SK가 심스의 활용도를 찾았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2대2 플레이에 대한 수비를 하루만에 정비해야 한다. 도움 수비 타이밍과 매치업 등을 고심해야 한다. 1차전서 이겼지만, 경기 자체를 완벽하게 지배한 게 아니었다. 3-2 드롭존을 더 원활하게 깰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해야 한다.
문 감독의 고민은 유 감독보다 더 크다. 팀 분위기 수습. 중요한 요소다. SK는 여전히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다. 1차전 직후 24시간도 되지 않아 치르는 2차전. SK가 어떻게 분위기를 추스를 것인지가 관건이다. SK는 플레이에 흥이 나지 않으면 안 되는 팀이다. 전술적 완성도보단 3-2 드롭존에서 파생되는 빠른 트렌지션과 속공 마무리, 헤인즈의 해결사 본능이 돋보이는 팀. 심스의 활용도를 찾았지만, 3-2 드롭존 자체가 공략을 당했다는 건 고민스러운 요소다.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단기전이면서도 장기전 성격도 갖고 있다. 크게 보면 2차전을 잡는 팀이 시리즈 중반 이후 흐름을 쥐고 흔들 수 있다. SK가 균형을 맞추면 16~20일 울산 3연전은 안개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모비스가 적지에서 2연승을 기록한다면 의외로 싱거운 챔피언결정전이 될 수도 있다. 흐름은 모비스가 잡았다. 유 감독과 문 감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문경은-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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