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얼마 전까지 송신영(넥센 히어로즈)이 넥센에서 따낸 마지막 세이브는 처음 넥센을 떠나기 전인 2011년, 어린이날에 목동에서 KIA를 상대로 거둔 세이브였다. 지난 3일 목동 KIA전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8회와 9회를 막아 세이브를 올린 것은 거의 2년 만에 넥센 유니폼을 입고 만들어낸 세이브였다.
송신영은 넥센 시절에 따냈던 마지막 세이브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4일 경기를 앞두고 이에 대해 어린이날이기도 해서 기억이 나는 것이냐고 묻자 송신영은 그렇다고 답했다. 송신영의 기억에는 당시에도 세이브를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 제스처가 컸다고 한다. 그런 송신영에게 넥센에 돌아와 생활하고 있는 소감을 묻자 "편하다"고 짧게 답하며 말을 이었다.
넥센을 떠나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를 거치면서도 목동에서 넥센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밝힌 송신영은 "운명인가보다"라며 넥센에서 다시 옛 동료들을 만나게 된 기분을 표현했다.
곧바로 다시 돌아온 친정팀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묻자 아주 구체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50(승)-50(세이브)-50(홀드)을 하고 싶다. 그리고 600경기 출장을 넘어 우완 정통파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인 김용수 선배님의 613경기를 뛰어넘고 싶다. 그 뒤로는 700경기와 1000이닝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 먼 목표는 아니다. 홀드에 있어서는 이미 61개로 50개를 넘어섰고, 48승 47세이브로 나머지 두 항목 또한 올해 안에 달성 가능하다. 통산 등판 횟수는 586회로 이 또한 올해 안에 김용수의 기록을 추월할 수 있다. 소화한 이닝도 949⅔이닝으로 부상을 입거나 부진에 빠지지 않는다면 적어도 다음 시즌에는 무난히 돌파할 수 있다.
4일 경기조에서 빠져 불펜 대기를 하지 않은 송신영은 5일 경기에서 팀이 앞서나갈 경우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 손승락 역시 대기하고 있어 송신영이 세이브를 추가할 확률은 적지만, 박빙 상황에서 잘 막아내고 타선이 터진다면 승리를 쌓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만약 어린이날을 맞아 1승을 더한다면 통산 49승으로 본인이 원하는 50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된다. 또한 등판해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만 잡아도 950이닝을 채워 대망의 1000이닝에 50이닝 차이로 다가선다.
어린이날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송신영이 올해에도 어린이 팬들 앞에서 또 하나의 좋은 기억을 만들어낸다면 김용수의 대기록에도 접근할 수 있다. 어쩌면 탄력을 받아 50-50-50과 613경기, 1000이닝 돌파를 모두 올해 안에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김용수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통산 126번이나 승리투수가 됐고, 227세이브로 오승환(삼성) 이전까지 리그 세이브 기록까지 가지고 있던 프로야구 역사의 레전드다. 하지만 송신영이 도전하는 기록 또한 가치가 있다. 특히 대졸 우완 정통파 투수가 600경기 이상을 출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용수 외에는 전인미답의 경지다.
투수의 600경기 이상 출장은 류택현(LG) 포함 대부분 좌완 구원투수들의 몫이다. 1~2타자만 상대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이닝 수는 적지만 출장 기록에 있어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1이닝 혹은 그 이상을 책임지는 우완투수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년 만에 목동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송신영이 자신의 대기록을 위한 새로운 시작점 하나를 찍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송신영.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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