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삼성 마운드에 돌을 던지랴.
삼성 마운드. 내부적으론 위기감이 높다. 일단 1군 엔트리에 안지만과 권혁이 없다. 안지만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개막엔트리에 포함될 정도로 재활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구위가 올라오는 속도는 더뎠다. 최근엔 100% 가깝게 살아났다 싶었는데 다시 가벼운 통증을 호소했다. 1군 말소. 권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진이 올 시즌 초반에도 이어지고 있다. 투구밸런스 점검 차 2군행.
삼성 불펜은 지난해보다 약해졌다. 지난해 필승계투조 중에서 현재 1군에 등록된 선수는 마무리 오승환이 유일하다. 심창민이 주전 셋업맨으로 활약 중이다. 사실 평균자책점 상위 20걸에 삼성 투수는 단 2명뿐. 윤성환이 2.10으로 5위, 장원삼이 3.78로 12위다. 그럼에도 팀 평균자책점은 3.79로 3위. 시즌 초반 4점대 후반이었으나 시즌 개막 1달이 지나면서 상당히 낮췄다. 미스터리하다.
▲ 반덴헐크-로드리게스, 국내야구 순조로운 적응 중
삼성 마운드에 새롭게 들어온 전력은 릭 반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사실 가장 검증되지 않은 전력이었다. 두 사람은 시즌 출발이 늦었다. 반덴헐크는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근육통을 느껴 시범경기는 물론 개막엔트리에도 들어오지 못했다. 일단 1군에 등록된 뒤엔 적응이 순조롭다. 4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 크게 반대 방향으로 휘는 커브와 투심패스트볼이 특히 위력적이다. 슬라이더도 수준급. 다만 5일 부산 롯데전서 승리를 따낸 직후 류 감독에게 볼이 높다는 점을 지적 받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는 시범경기서 슬라이드 스텝이 느려 난타당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이 되자 약점을 상당히 개선했다. 모 구단 감독도 “시범경기서 드러난 약점을 상당히 보완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로드리게스 역시 적응이 빠르다.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92.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커브, 체인지업 등이 돋보였다. 주자가 나갔을 때 제구력이 다소 흔들렸으나 3일 부산 롯데전서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비율이 늘어나는 등 점점 좋아지고 있다.
▲ 선순환 구조, 1명이 약해도 12명은 강하다
겉으로 보기에 삼성 마운드는 약해졌다. 개개인이 처한 환경과 현실을 볼 때 그렇게 볼 수 있다. 불펜이 불안한데다 배영수와 장원삼이 지난해보다 기복이 있는 편. 그러나 좀 더 세밀하게 파고들 경우 꼭 그렇지도 않다. 불펜에서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는 심창민. 승부처에서의 대범함이 더욱 좋아졌다. 14경기서 7홀드 평균자책점 3.14. 한현희(넥센)와 함께 홀드 부문 선두다.
안지만, 권혁 대신 1군에 들어온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사이드암 신용운은 10경기 평균자책점 2.53이다. 이우선도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3. 좌완 백정현도 2홀드 평균자책점 11.57이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현재 1군 엔트리 12명 중 평균자책점 4점대가 넘어가는 선수는 단 4명이다. 선수 1~2명이 부진에 빠져도 언제든 다른 선수가 공백을 최대한 메워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다. 실제 차우찬이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부진하지만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평균자책점 상위 20걸에 단 2명만 있어도 절대 삼성 마운드가 만만하지 않다.
▲ 기다리면 더 강해진다. 지금은 승부처 아니다
선수층이 얇은 팀은 주력 선수가 조금 아프거나 부진해도 계속 쓸 수 밖에 없다. 그 선수들을 1군에서 제외하면 방법도 없고, 순위 추락이 뻔하기 때문.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느긋하다. 절대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다. 마운드의 선순환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안다. 류 감독은 치열한 초반 순위다툼 속에서도 권혁과 안지만을 연이어 1군에서 제외했다.
사실 1군에서 뛰는 9개 구단 선수들 중 잔부상이 없는 선수는 거의 없다. 류 감독은 아직 승부처가 아니라고 본다. 100% 전력이 되길 기다릴 줄 안다. 여름이 되고 시즌 중, 후반이 되면 뒤집을 힘이 있다고 본다. 안지만, 권혁은 실제로 열흘만 지나면 곧바로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알고 보면 외국인선수들도 9개 구단 중 가장 선발로테이션 합류가 늦었다. 류 감독이 조바심을 냈다면 자칫 시즌 초반 레이스 자체를 망쳤을 수도 있었다.
현재 상위권에 있는 대부분 팀은 마운드 전력을 100% 짜내고 있다. 그 결과 삼성보다 간신히 1~2경기 앞서 있다. 여전히 마운드가 100% 아닌 삼성은 바짝 뒤따라가다 역전 기회를 본다는 입장. 기온이 올라가면 더 강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기다림의 미학을 알고 두꺼운 전력을 활용할 줄 안다. 팀 평균자책점 3위. 팀 순위 4위. 그럼에도 삼성 마운드를 절대 예사롭게 볼 수 없다. 지난 주중 넥센 홈 3연전서의 부진. 일시적인 부진일 가능성이 높다.
[팀내 평균자책점 1위 윤성환(위), 홀드 1위 심창민(가운데), 1군에서 제외된 안지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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