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도 몰랐다' 日정부인사 전격 방북

이지마 내각관방 참여, 지난 14일 중국 경유로 북한 방문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자문역)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경유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 북한 국영TV가 이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국제공항 입국현장에는 북한 김철호 외교부 아시아국 부국장이 마중을 나왔다.

방북의 목적이나 현지에서 접촉할 상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해 북한 측과 어떤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미사일 발사 문제 등으로 국제적 대북 압박 포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지마 내각관방 참여가 갑자기 방북한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교착상태에 빠진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면 타개를 시도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인사의 방북을 허락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산케이 신문은 "한일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 일본 측과 접촉해 한국을 흔들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지마는 길면 이번주말까지 북한에 체류할 전망이다.

이지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공설비서를 오래동안 맡아왔다. 북한이 납치 문제를 인정한 2002년 9월 북일정상회담 때 총리비서관으로서 고이즈미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2004년 5월 재방북 때도 동행한 바 있다.

일본 정부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해 "북한에 독자적 파이프(인맥)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일본의 단독 행동, 우려의 시각도

일본 정부는 이번 방북을 한국과 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일본 정부 인사의 방북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미일 간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것. 또한, 한국 정부도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에조차 알리지 않았던 것.

중국 대형은행이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하는 등 중국조차도 대북 압박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 홀로 독자행동을 취하고 있어, 일본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아베 총리, '노코멘트'로 일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5일 오전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 이번 이지마 방북과 관련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다만, 그는 일본정부의 대북 자세를 묻는 질문에 "납치문제, 핵문제, 미사일문제를 해결해 북일평양선언에 나와있듯이 북일 관계를 개선해나가겠다. 납치문제는, 대화와 압력의 자세로 완전 해결을 도모한다. 이것이 아베 정권의 불변의 자세"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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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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