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멘도사 라인 탈출을 향한 몸부림이 대단하다.
멘도사 라인. 2할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거나 규정타석 순위의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타자들을 통상적으로 지칭한다. 멘도사 라인을 말할 때 정확한 타율, 정확한 규정타석 순위가 어느정도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리그에서 부진한 타자들을 논할 때 쓰는 말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멘도사 라인의 주인공 마리오 멘도사도 메이저리거 시절 타율이 0.200에서 0.215 정도를 오갔다고 한다.
21일 현재 멘도사라인에 있는 타자들을 살펴보자.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타율이 낮은 타자는 KIA 안치홍. 타율 0.174다. 2루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그의 이름값엔 어울리지 않는 성적. 12일 포항 삼성전을 끝으로 자진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지금 안치홍은 2군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있다.
안치홍 위로 두산 손시헌(0.206) 삼성 이승엽(0.227) 두산 양의지(0.232) 롯데 김대우(0.233) 한화 오선진(0.234) SK 김상현(0.239) 순이다. 2할2~3푼대가 왜 멘도사라인에 들어가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이들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하위권이다. 이들은 2군에 자진해서 내려간 안치홍처럼 멘도사라인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 이승엽과 김대우 케이스, 야구는 이래서 어렵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이승엽과 김대우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판이하다. 이승엽은 한국야구를 들었다 놓은 불세출의 슈퍼스타다. 반면 김대우는 지난해 타자로 전향해 퓨처스리그에서 적응기를 거친 뒤 올해 1군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두 사람의 커리어는 하늘과 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의 현재 타율은 비슷하다. 두 사람을 보면 그만큼 타격이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승엽은 5월 초순 급격하게 살아났다. 지난 10~12일 포항 KIA 3연전서는 연이어 장타를 생산해내면서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니었다. 그는 지난주 또 다시 침묵했다. NC와의 주말 3연전서 11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살아날 듯하면서 살아나지 못한다. 류중일 감독은 계속해서 믿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확실히 신체 밸런스가 전성기만 못한 영향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승엽의 올 시즌 고전에서 야구가 어려운 스포츠라는 걸 깨닫게 한다. 그동안 수 많은 업적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타격 노하우가 있는데도 안 풀리기 시작하니 한 없이 꼬인다. KIA 안치홍도 비슷한 케이스다. 데뷔하자마자 주전으로 중용돼 나름대로 승승장구 했으나 올 시즌엔 혹독한 시련이다. 이승엽과 안치홍 모두 현재 끝없이 방망이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반대로 김대우는 성장통을 겪는 과정이다. 그는 아직 1군 경험이 적다. 여전히 1군 투수들이 낯설다. 장기레이스에서 컨디션 관리를 하는 노하우도 없다. 타격 리듬이 좋지 않을 때 헤쳐나가는 노하우가 부족하다. 때문에 타율 관리가 상당히 어렵다. 5월 16경기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가 어느덧 10경기다. 15일 부산 NC전 3안타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 김대우는 자신의 레벨 자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몸부림에 들어갔다. 1군 붙박이 주전. 쉬운 게 아니다.
▲ 멘도사라인을 벗어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멘도사라인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건 타율을 쭉쭉 끌어올려 규정타석 순위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타격 기회 자체를 잃어버리면서 규정 타석에 미달하는 순간 순위에서 없어지는 방법. 전자가 명예로운 방법이라면 후자는 야구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현재 멘도사라인에 걸치거나 걸치기 일보직전의 타자들은 대부분 1군 커리어가 있는 타자들이다. 안치홍, 이승엽, 손시헌, 양의지 등은 결국 2할 5~6푼까지 타율을 끌어올릴 노하우가 있다. 이들은 시간과의 전쟁 중이다. 주전타자인 관계로 그동안 팀엔 악영향을 끼쳤으나 감독도 시간이 지나면 제 몫을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때문에 계속 기회를 얻으면서 결국엔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들은 타율은 낮아도 타점이나 수비 등 다른 면에선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면서 타율 순위에서 사라지는 건 주전에서 밀려났다는 걸 의미한다. 보통 주전으로서의 입지가 확실하지 않거나 주전으로 자리잡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은 이런 케이스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과의 싸움을 하기 마련이다. 팀 입장에서도 이런 케이스의 타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안치홍(위), 이승엽(가운데), 김대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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