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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요즘 케이블은 잘 나간다.
대표적인 몇 개만 꼽아봐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12시즌 장수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복고 열풍을 불러 일으킨 ‘응답하라1997’, 신개념 장르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은 ‘나인’ 등 수년간 케이블 채널은 그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했고, 급기야 지상파의 그것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케이블 채널 관계자들은 이런 소위 말해 ‘케이블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케이블 방송 제작사 협회가 발족한 방송콘텐츠위원회 위원장이자 MPP인 현대미디어의 선장 김성일 대표를 만나 케이블 전문가의 솔직한 이야기와 평가를 들어봤다.
-케이블 채널이 과거와 다른 위상을 떨치고 있다.
그렇다. 실질적인 케이블 PP의 출범은 지상파가 가져야 하는 보편성과 반대의 ‘전문성’을 가진 채널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거듭되면서 그 위상 또한 달라진게 사실이다.
-이런 케이블 업계의 성장을 일부 채널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이 있다.
솔직히 CJ E&M의 힘이 크다. 콘텐츠 기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격적인 제작을 했고,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이 같은 성과를 보여준 것이다. 여타 케이블 채널 또한 CJ E&M, 특히 tvN의 성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복수 채널 사업자(이하 MPP) 위주로 시장이 편성되고 있다. 올바른 방향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장점은 과거와 다른 자본규모의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슈퍼스타K’가 그랬다. 콘텐츠 제작비의 증가는 콘텐츠 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유료 사업자인 케이블 채널의 입장에서 수익을 우선할 수 밖에 없다. MPP를 운영하는 회사는 주로 대기업이고 기업들은 수익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소위 말해 ‘팔리는’ 콘텐츠에 치중하게 된다. 이 경우 케이블 채널이 가지는 ‘다양성’은 희박해 질 수 밖에 없다. 몇몇 채널 또한 그런 경향을 나타내는게 아쉽다.
-지금도 지상파 드라마의 재방송 채널이 상위권에 있다.
그렇다. 케이블 채널 입장에서는 인기 지상파 드라마의 재방송은 안정적 수익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다. 시청률이 증명하고 있고, 안타깝지만 다수 케이블 채널들이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광고시장의 축소로 인한 케이블 업계의 어려움은 어떤가?
MPP의 경우는 덜하지만 군소 채널 사업자는 아주 어려운 시기다. 정부는 콘텐츠 육성을 장려하지만 정작 실질적인 지원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데, 그 대안이 방송의 간접광고(PPL)완화다.
맞다.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직접 노출을 원한다. 이 경우 광고 단가가 상승해 실질적인 제작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한 수준의 PPL완화는 케이블 업계의 제작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대 미디어 또한 드라마 채널과 패션 채널을 하고 있다. 외면만 봐서는 여느 MPP와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분류로 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CHING의 경우 중국 드라마에 특화된 채널이다.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한국 드라마를 중국에 수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나 IT분야에서 중국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듯 콘텐츠 시장 또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중 양국의 콘텐츠 교류에 있어서도 CHING의 의미는 크다고 자부한다. TrendE 또한 마찬가지다. 타 채널과는 다른 제대로 된 패션 채널을 하겠다는게 우리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국내 패션 산업에 대한 지원 및 동반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ONT채널의 경우 이례적인 레저, 여행 채널이다.
그렇다. 주 5일제의 확대로 대중의 레저 및 여가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그런 관심을 방송으로 풀기는 힘들다. 재미 부분이 결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웃도어 쌩쑈, 헐~대박’의 경우는 예능에 가까운 정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딱딱한 여행지 소개와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모델과 매출의 관계’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케이블 콘텐츠는 지상파의 그것과 대결구도가 될 것 같다.
그 부분은 경쟁으로 봐서는 안된다. 분명 지상파가 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이 있는 콘텐츠는 케이블이 따라가기 힘들다. 케이블 업계는 앞으로 더욱 맞춤 제작형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현재 미디어의 패러다임은 온가족이 함께하는 TV를 떠나서 스마트폰 같은 개인적인 미디어로 흘러가고 있다. 케이블 채널 또한 이런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지상파’를 따라잡겠다 보다는 함께 시장을 달리해서 공존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케이블 채널’이 아닌 복합 미디어를 추구하는게 발전 방향이라고 본다.
[김성일 방송콘텐츠 위원장. 사진 = 현대미디어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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