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역시 윤호영이었다.
상무 윤호영. 프로-아마최강전 LG와의 16강전 이후 “살이 빠졌다. 원래 외국에 나가면 잘 못 먹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윤호영은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정규시즌 MVP출신인데 대표팀에선 궂은 일에 집중했다. 윤호영은 후배 김종규, 이종현 등의 조력자 역할을 자처했다. 조용히 자기 할 것만 챙겼다. 그래도 유재학 감독은 고비마다 윤호영을 중용했다. 꼭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힘든 스케줄을 마친 윤호영, 상무로 돌아오자 프로-아마최강전 2연패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그는 16강전 이후 “대표팀에서 궂은 일에 신경을 썼다. 상무에도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대표팀에서처럼 하면 된다”라고 했다. 20일 KGC인삼공사와의 8강전. 윤호영다운 플레이가 나왔다. 리바운드, 블록슛 등 빅맨 고유의 역할에 충실했다. 골밑을 지키면서 수비에 힘썼다. 동시에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료에게 외곽슛 찬스를 열어주기도 했다.
마지막은 득점이었다. 윤호영은 직접 KGC 진영을 헤집으며 점수를 만들었다. 차곡차곡 쌓이면서 14득점. 확실히 플레이에 여유가 묻어났다. LG전보다 더 몸놀림이 가벼웠다. 후반 들어선 득점보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했다. 그러자 이훈재 감독은 윤호영을 불러들이며 휴식을 줬다. 윤호영의 이날 활약은 19분 42초간 17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
이날 경기를 통해 상무의 중심은 여전히 윤호영이라는 게 입증됐다. 단순히 공격 한번, 수비 한번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바꿔주는 선수였다. 자신을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팀에 공헌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후반전에 단 5분간 뛴 윤호영. 하지만, 전반전에 이미 자신의 몫을 다 했다. 이훈재 감독도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위해 굳이 윤호영을 오래 뛰게 할 이유가 없었다. 3쿼터 중반 이후 30여점차로 벌어진 스코어. 이미 승부는 결정된 뒤였다.
윤호영은 프로-아마최강전 1회대회 MVP였다.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윤호영은 상무를 2연패로 이끌기 위한 예열을 모두 마쳤다. 상무는 준결승전에 여유있게 진출했다. 2회 연속 4강 진출. 상무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1회 대회와는 달리 지금 모든 이의 시선은 고려대와 경희대에 향해있다. 일각에선 이들의 우승도 점친다. 그러나 역시 윤호영이 이끄는 아마추어 최강 상무를 무시해선 안 된다.
윤호영의 상무가 준결승전서 승리한다면, 결승전서 고려대 혹은 경희대를 만날 수 있다. 농구 팬들 입장에선 모비스보단 고려대 혹은 경희대가 올라와서 윤호영-이종현, 윤호영-이승현, 윤호영-김종규의 맞대결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실제 성사만 된다면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다. 내년 2월이면 돌아가는 KBL 최고의 파워포워드가 차세대 빅맨과 미리 프로-아마추어 최강전서 맞붙는 장면. 상상만 해도 흥분된다.
[윤호영.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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