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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파일럿프로그램 '프로파일링'이 새로운 형식을 갖춘 교양프로그램의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4일 밤 첫 방송된 '프로파일링'은 인지심리학자, 정신분석가, 범죄 심리학자, 빅데이터 분석가 등이 제작에 참여해 사건과 현상의 이면을 프로파일링, 관찰카메라, 빅데이터 분석, 심리 실험 등의 기법을 사용해 파헤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은 지난 7월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을 재구성한 '살인자의 목소리-용인살인사건의 진실'과 우리 사회에서 강남이라는 지역이 가지는 의미를 되짚어본 '강남, 부자일수록 공부를 잘 할까?', 끝으로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살펴보는 '구.타.유.발! 시선의 진실'까지 세 개의 꼭지로 구성됐다.
특히 시선을 끈 것은 첫 번째 '살인자의 목소리-용인살인사건의 진실'이었다. 19세 소년이 평소 알고 지내던 17세 소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무려 16시간 동안 시신을 훼손한 믿지 못할 사건에 대해 제작진은 싸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가능성부터 SNS의 영향까지 프로파일러의 분석을 통해 쟁점을 차근히 짚어갔다.
사건의 재구성과 그에 대한 집요한 분석, 감옥에 있는 범인의 최근 심리 상태까지 담아낸 다각도의 접근은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강남, 부자일수록 공부를 잘 할까?'에서도 시민들의 인식에 관한 인터뷰에 이어 강남3구 초등학교 6학년 학업성취도평가 성적과 주변 아파트 매매가의 상관관계를 담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시하는 등 기존 교양프로그램에서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접근법을 선보였다.
반면, 아쉬움으로 남은 것은 구성이었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첫 번째 범죄자의 심리를 짚어보는 코너가 흥미진진했는데, 금방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네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데서는 한 시간 동안 하나를 다루는데 집중력은 다소 아쉬운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20분 단위로 새로운 주제로 전환되는 프로그램의 구성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물론 이 또한 한 시간의 분량 내에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법들을 모두 사용해야한다는 파일럿 편성의 한계를 생각해본다면, 이는 정규편성에서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방송 전부터 MBC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의 허태정 PD와 ‘남극의 눈물’의 김재영 PD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던 '프로파일링'의 파일럿 방송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교양프로그램 탄생을 예고하는 한 시간이었다.
[MBC 파일럿프로그램 '프로파일링'.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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