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잘 던졌다. 너무나 잘 던졌다. 그러나 단 한 방에 모두 물거품이 됐다.
두산 베어스 노경은은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노경은은 최고 구속 150km 직구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포크볼의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노경은은 올 정규시즌 넥센전 4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6.04로 썩 좋지 못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지난 5월 23일 잠실 경기에서는 6⅔이닝 9탈삼진 무실점 호투했으나 사사구를 7개나 내준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을 거뒀지만 넥센을 상대로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 노경은이었다. 문제는 6이닝을 완벽하게 버티고 7회 무너졌다는 점.
상대전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노경은은 1회초 세 타자를 모두 땅볼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수비 집중력도 뛰어났다. 넥센 2번 서동욱의 쉽지 않은 기습번트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3루수 이원석의 호수비도 한 몫 했다. 2회도 2탈삼진 삼자범퇴로 가볍게 요리했다.
3회에는 선두타자 문우람에 풀카운트 끝에 이날 첫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유한준을 6-4-3 병살타, 허도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득점권 출루 허용 없이 호투를 이어갔다.
4회에는 2사 후 이택근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후속타자가 4번 박병호였기에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노경은은 당당했다.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볼카운트 1B 1S에서 연속 2개의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완벽하게 떨어진 '명품 포크볼'이었다.
5회 선두타자 김민성에 안타를 내준 노경은은 강정호를 135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곧이어 1루 주자 김민성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잔뜩 기세가 오른 노경은은 문우람을 143km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이날 6번째 탈삼진과 함께 5회를 마감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노경은이다.
6회에는 2사 후 서건창의 손쉬운 뜬공을 처리하지 못해 흐름을 넘겨줄 뻔 했으나 곧바로 서동욱을 2루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노경은은 크게 박수를 치며 화이팅을 불어넣었다.
문제의 7회. 노경은은 선두타자 이택근에 3루수 방면 강습안타를 내준 뒤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날 첫 득점권 출루 허용. 그러자 정명원 두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흐름을 끊었다. 소용이 없었다. 그는 후속타자 김민성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단숨에 동점을 허용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채 변진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 노경은이 깔끔한 피칭으로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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