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최종 5차전이다.
사람이 간절하고 절박할 때 확률을 계산한다.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둔 넥센과 두산의 심정이 딱 이렇다. 마운드 총력전에 대한 준비, 타자들 부상 여부 체크 및 화력 극대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한다. 그래도 뾰족한 수가 없다면 확률에 믿고 기대는 방법도 있다. 그게 경기력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면 확률을 신봉하되, 철저한 준비만 하고 기다리면 된다.
▲ 두산 3년만에 또 리버스스윕? 23.1% 속의 60%
역대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은 13차례 열렸다. 2연승-2연패 시리즈는 총 5번이었다. 그 중 3번이나 리버스스윕이 완성됐다. 전체적으로는 23.1%의 낮은 확률이지만, 2연승-2연패 시리즈서는 60%였다. 리버스 스윕이 나온 3번 중 2번의 경험이 있는 팀이 두산이다. 두산은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서 2연승 이후 3연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연패 이후 3연승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나머지 한 차례 사례가 1996년 쌍방울과 현대의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현대가 2연패 이후 3연승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역대 최초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 리버스스윕이었다.
확실히 2연패 이후 2연승한 팀의 최종 5차전 분위기가 좋다. 두산 홍성흔은 2010년 롯데 소속으로 친정 두산에 리버스스윕 희생양이 됐다. 그는 “2연승 이후 1번 지니까 ‘내일 이기면 되지’가 아니라 ‘내일도 또 지면 어쩌지?’였다. 잠실에서 2연승하고 기분 좋게 부산에 내려왔는데 2연패하고 다시 잠실로 올라갔다. 이미 분위기는 두산으로 넘어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런 홍성흔이 3년 뒤인 올해 두산으로 돌아와서 리버스스윕에 도전하는 흥미로운 상황이다.
확실히 분위기가 5차전을 지배한 것일까. 역대 포스트시즌 2연승-2연패 시리즈의 최종 5차전 5경기 중 3경기가 5점 차 이상의 큰 점수 차로 갈렸다. 1997년 플레이오프서는 LG가 삼성에 7-2로 승리했고, 2009년 플레이오프서는 SK가 두산을 14-3으로 크게 이겼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서는 두산이 롯데에 11-4로 대승했다. 2009년과 2010년은 다름 아닌 리버스스윕이 나온 해였다. 두산은 한 차례의 대승과 한 차례의 대패를 겪은 팀이다.
▲ 5차전 홈 어드벤티지, 38.5% 속의 60%
역대 13차례 포스트시즌 5전 3선승제 시리즈서 2연승-2연패 시리즈는 5차례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5차전 13경기 중 5경기서 홈팀이 승리했다. 38.5%의 홈 어드벤티지. 그러나 5차례 2연승-2연패 시리즈로 상황을 한정하면 홈팀이 3차례나 승리했다. 60%의 홈 어드벤티지. 이날 홈 게임을 갖는 넥센으로선 기분 좋은 확률이다.
1993년 플레이오프서는 삼성이 잠실에서 LG에 4-3으로 승리했다. 2연승-2연패 시리즈서 5차전 원정팀이 승리한 유일한 사례다. 1996년 플레이오프서는 현대가 쌍방울에 3-1로 승리했다. 당시 잠실 중립경기로 진행됐는데 쌍방울이 홈팀 자격으로 말 공격을 했다. 중립구장서 원정팀 자격으로 경기를 치른 팀이 승리한 유일한 사례다.
나머지 세 차례는 모두 홈팀의 승리였다. 1997년 플레이오프서는 홈팀 LG가 삼성에 7-2로 승리했다. 2009년 플레이오프서는 홈팀 SK가 두산에 14-3으로 대승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서는 홈팀 두산이 롯데에 11-4로 대승했다. 3경기 모두 초반부터 홈팀이 기선을 제압한 뒤 완승한 흐름이었다. 리버스스윕으로 보면 5차전은 두산의 편, 홈 어드벤티지로 보면 5차전은 넥센의 편이다.
한편, 원정팀이 5차전 리버스스윕에 성공한 사례는 1996년 플레이오프의 현대가 유일했다. 2009년과 2010년엔 모두 홈팀이 5차전 리버스스윕에 성공했다. 다만, 1996년 플레이오프 5차전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잠실 중립경기라서 쌍방울이 홈팀 자격만 갖췄을 뿐이었다. 역사는 그만큼 원정팀의 리버스스윕이 쉽지 않다는 걸 말해준다. 물론, 데이터는 데이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규시즌 전적대로 포스트시즌이 흘러가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넥센-두산 준플레이오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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