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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류중일 감독의 타순변경이 성공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타순변경을 단행했다. 2번 타순에 김태완을 넣었고, 7번엔 2차전 선발라인업서 손목 부상으로 빠졌던 박한이를 집어넣었다. 박석민~최형우~채태인~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은 그대로 놔뒀다. 2차전서 팔뚝을 다친 정병곤 역시 9번 유격수로 정상 출전했다.
류 감독으로선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일단 현재 삼성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성상 타순 변화를 크게 줄 수가 없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수와 동찬이가 빠진 게 크다. 발도 빠르고, 작전수행능력도 좋다. 두 사람이 빠지니까 기동력이 아무래도 떨어진다”라고 했다. 부상으로 이번 한국시리즈서 빠진 김상수와 조동찬은 어느 타순에 둬도 된다. 때로는 테이블세터로, 때로는 하위타순에 둬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득점루트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재 삼성라인업에서 기동력을 갖춘 선수는 배영섭뿐이다. 그 배영섭 역시 1~2차전서 타격감각이 좋지 않았다. 정형식을 쓰면 되는데 이승엽을 지명타자로 기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발로 나설 수 없다.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서 삼성 타선은 철저하게 연타와 중, 장거리포에 의존해야 한다. 두산 마운드가 대응하기가 쉽다.
류 감독이 우타자 김태완을 2번으로 놓은 건 궁여지책이었다. 1~2차전서 2번타자는 박한이와 정형식이었다. 그러나 정형식은 박한이와 이승엽이 출전하는 이상 선발로 쓸 수 없고 2차전서 대주자로 투입된 박한이는 아무래도 2번에 놓긴 부담스러웠다. 이날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에게도 10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물론 김태완도 5타수 무안타였으나 박한이의 컨디션이 아직은 100%가 아닐 수 있다는 점, 김태완이 우타자라는 점에서 2번과 7번을 맞바꿀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타순변경은 적중했다. 김태완은 1회 유희관에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5회에도 1사 후 변진수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날렸다. 8회엔 선두타자로 나서서 3유간 깊은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승부욕을 보여주면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박한이는 4회 1사 만루 찬스에서 유격수 땅볼을 때렸으나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에 기여했다. 7회엔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홍상삼의 폭투에 홈을 밟아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박한이는 하위타순으로 내려오면서 한결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삼성은 이날 타선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반격의 1승을 챙겼다. 류중일 감독도 한국시리즈서 꺼내든 카드가 처음으로 적중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두산에 쏠린 한국시리즈 흐름이 조금씩 삼성으로 넘어오고 있다. 삼성으로선 타순변경으로 재미를 봤다.
[박한이와 김태완.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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