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성우호가 산뜻한 출발을 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27일 밤 낭보를 전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풀리그 첫 경기서 중국을 극적으로 눌렀다는 소식이다. 하은주, 정선화의 엔트리 제외로 평균신장이 180cm인 한국. 한국보다 평균신장 약 7cm가 큰 중국을 70점으로 묶었다. 조직적인 수비와 박스아웃 등 높이 열세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통했다.
위성우호는 중국전을 시작으로 인도(28일), 일본(29일), 카자흐스탄(30일), 대만(31일)과 풀리그를 소화한다. 풀리그 성적 상위 4팀이 크로스 토너먼트로 우승국가를 가린다. 이번 대회 1~3위팀들이 내년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한국의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세계선수권대회 진출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위성우호의 진짜 목표는 2007년 인천 대회 이후 6년만의 우승이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참패 수모를 제대로 갚겠다는 의미다.
▲ 짧았던 준비기간, 예상 외의 좋은 경기력
여자농구대표팀의 출발은 불안했다. 8월 말에 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 소집됐다. 중국, 일본에 비해 엄청나게 느린 출발. 부상자가 속출해 9월 중순에 한 차례 엔트리 물갈이를 단행했다. 위성우 감독은 “제대로 훈련한 기간은 단 3주”라고 했다. 제대로 된 평가전도, 확실한 전력분석 데이터도 없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악몽을 반복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중국전서 뚜껑을 연 위성우호. 의외로 전력이 탄탄했다. 수비조직력은 수준급이었다. 상대 천난 등 190cm가 넘는 센터들에게 들어가는 더블팀 수비 타이밍이 완벽했다. 빈틈 없는 외곽로테이션으로 중국 선수들의 슛 밸런스를 최대한 무너뜨렸다. 철저한 박스아웃으로 제공권 열세를 최소화하는 장면도 돋보였다. 이후엔 한국농구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과 외곽슛이 돋보이는 고유의 모습이 나왔다. 특히 버저비터를 성공한 곽주영과 김정은, 양지희의 컨디션이 무척 좋아보였다.
사실 최종엔트리에 승선한 선수들 중에서도 부상자가 많다. 위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기용했다.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코트를 누볐다. 또한, 단기전 성격의 국제대회는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매우 중요하다. 농구만큼 개개인의 승부욕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종목도 없다. 위성우호는 느슨한 모습이 없었다. 경기력이 좋았던 숨은 원동력이었다.
▲ 예선부터 총력전
위성우호는 하은주, 정선화, 최윤아의 엔트리 제외 등 최상의 전력을 구축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위 감독은 일찌감치 예선부터 총력전을 다짐했다. 100% 전력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흐름을 갖고 대회를 소화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대회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 오히려 흐름을 타기 어렵다. 6팀 중 4위 안으로만 들어가면 되는 예선을 기 쓰고 치르는 이유다. 중국, 일본, 대만에 한국여자농구가 만만치 않은 상대란 걸 인식시켜주는 기선제압 효과도 있다.
경기일정도 괜찮다. 첫 경기서 중국을 만났고, 호적수 일본, 대만과 붙는 사이 인도와 카자흐스탄을 만난다. 중국전을 녹화 중계한 SBS ESPN 정인교 해설위원은 “약팀들과의 경기가 중간중간에 끼여있기 때문에 중국, 일본, 대만전서 에너지를 아낄 이유가 없다”라고 분석했다. 위성우호로선 굳이 예선전부터 탐색전을 펼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 아시아 정상복귀 가능성은
중국을 잡았다는 사실도 위성우호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 이날 중국이 100%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천난 외엔 전부 20대일정도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가드진의 세기와 경기운영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이미선, 변연하 등 베테랑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위 감독은 “중국은 붙어봐야 알 것 같다”라고 했는데, 예선서 본 중국은 예년에 비해 강하진 않았다. 위 감독은 충분히 해볼만한 승부로 봤을 것이다.
물론 전승우승은 말처럼 쉽지 않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끌어올린 스타일이었다. 예선서도 위성우호가 중국을 압도한 건 아니었다. 일본도 190cm가 넘는 포워드가 존재한다. 대만은 한국과 비슷하게 조직력 업그레이드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위 감독은 일찌감치 “일본과 대만이 만만찮다”라고 경계령을 내렸다.
일단 예선서 일본과 대만도 만나보면 위성우호의 우승 해법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분명한 건 위성우 감독이 만들어낸 대표팀 조직력이 예년 대표팀에 비하면 결코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여자농구가 2007년 인천 아시아선수권 대회 이후 6년만에 아시아 정상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망신을 만회할 태세다.
[여자농구대표팀.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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