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6차전] 꿋꿋했던 니퍼트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누가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에게 돌을 던지랴.

니퍼트는 31일 대구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을 버텼으나 7피안타(2홈런) 2사사구 6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2-1로 앞선 6회 채태인에 역전 투런, 7회 박한이에 쐐기 스리런포를 맞은 것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니퍼트는 5회까지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1실점했다. 한 점도 3회말 삼성 진갑용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로 한 베이스를 더 준 탓이다. 직구 구속을 136km~150km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120km대 중후반대의 슬라이더와 130km대 체인지업도 위력적이었다. 투구수 110개 중 스트라이크 74개로 제구도 무척 뛰어났다. 단지 피홈런 2개가 아쉬울 뿐이었다.

그러나 야수들은 그를 도와주지 못했다. 두산은 충분히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 반대로 초반부터 삼성을 'KO'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1회 1사 1, 2루, 2회초 2사 만루, 3회초 무사 2, 3루 기회를 모두 날려버렸다. 4회와 5회에도 주자가 2루까지 나갔으나 득점은 없었다. 5회초 최준석의 솔로 홈런으로 2-1 리드를 잡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이날 9안타 8볼넷을 기록하고도 득점은 2점에 그친 두산이다.

6회만 해도 괜찮았다. 2-1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 박한이에 안타, 채태인에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최형우-이승엽-박석민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원천봉쇄했다. 꿋꿋했다. 한 점 차면 해볼 만?다.

하지만 7회 사단이 났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자 힘이 떨어진 게 눈에 보였다. 2사 1루에서 배영섭에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정명원 투수코치가 올라와 의사를 물었다. 스스로 책임지고 이닝을 마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곧바로 박한이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사실상의 쐐기포였다. 결국 두산은 4점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2-6으로 패했다.

비록 패전의 아픔을 떠안았지만 니퍼트는 제 몫을 충분히 했다. 6⅔이닝을 막아내며 불펜 과부하를 최소화했고, 구위에도 문제가 없었다. 채태인에 역전포를 맞고도 오히려 야수들을 격려한 니퍼트다. "팀이 필요하다면 선발과 중간 가리지 않고 나가는 게 당연하다. 동료들의 힘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며 의지를 불태웠던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도 남았다. 결정적인 2개의 피홈런으로 그의 희생이 희석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누가 니퍼트에게 돌을 던지랴.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왼쪽)가 7회말 삼성 박한이에 스리런포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박한이와 대조된다. 사진 = 대구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