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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최근 안방극장 최고의 밉상 캐릭터를 꼽으라고 하면 허세달이라는 이름이 나올 것이다. 허세달은 현재 방송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오만석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캐릭터다.
허세달은 이름만큼이나 허세가 가득한 인물로 반반한 외모를 지녔지만, 아직 철이 덜 든 '미완숙한 남자'다. 왕 씨 집안의 둘째 사위로 왕호박(이태란)의 남편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돈 한번 벌어본 적 없이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쓰는 인물이다.
극 초반 허세달은 그저 엄마의 등 뒤에 숨어 아내의 등골을 빼먹는 듯 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바람을 피우며, 이혼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 허세달은 호텔 그룹 이사 은미란(김윤경)의 돈을 펑펑 쓰며 아내 왕호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이렇게 허세와 허영으로 똘똘 뭉친 허세달은 배우 오만석으로 인해 생명력을 얻었다. 얄미울 정도로 태연하고 자신만만한 표정과 '미춰버리겠네~'라는 특유의 음률이 있는 말투 등 오만석은 어느덧 허세달로 완벽히 변신해 있었다.
어떤 이들은 국민 일등 남편에 오를 때, 오만석은 국민 밉상 남편의 이름을 얻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허세달로 변해가고 있었다. '왕가네 식구들' 세트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인근에서 오만석을 만났다.
▲ 이하 오만석과 나눈 일문일답.
- 허세달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까지 '정말 한대 때리고 싶다'고 한다. 이제 날 만나도 오만석이 아니라 허세달로 보인다고 하더라. 좋게 말할 땐 '그동안 이런 캐릭터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냐'고 하고, 나쁘게 말하면 '죽여 버리고 싶다'고 한다. 하하.
- 허세달의 만행이 이게 끝이 아니라고 하던데.
지금까지 허세달의 만행이 '저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면, 앞으로 '너무'라는 단어가 세 번은 더 붙을만한 행동들을 한다. 허세달이 시청자들에게 대놓고 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같다.
- 그래도 허세달이 미움만 받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철이 없으니까, 피식 웃어주시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벌을 받기도 하고 응징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통쾌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설픈 모습을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다. 허세달은 고수가 아니라 하수니까.
- 캐릭터가 사랑도 받아야 하는데, 미움만 받아서 어쩌나.
애정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재 대본에 충실하려고 한다. 도망갈, 내지는 욕을 덜먹을 통로를 마련해놓고 연기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허세달과 맞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가야할 길은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다.
- 생애 최고의 밉상 캐릭터 아닌가.
이정도의 밉상은 내 인생에서도 처음이지만, 일반적인 드라마에서도 없는 것 같다. 매우 드문 경우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 호박 입장에서 허세달은 최악의 남편이다. 그렇다면 허세달은 호박을 사랑하긴 할까?
감정의 문제인 것 같다. 사랑하고 좋아했으니까 결혼을 했을 것이다. 그런 감정들이 다른 감정들에 밀려 가슴 깊은 속에 눌려있는 것 같다. 그것을 허세달이 혼자 찾아내거나 발견하기엔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것뿐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사랑을 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느끼는 것 같다.
- 허세달 말투가 평범하진 않는데, 힘들진 않았나.
처음에 입에 붙이기가 어려웠다. 좀 더 허세스럽게, 좀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평범하지 않는 말투다. 평범하지 않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특유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들은 지금도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 시청률만큼이나 현장 분위기도 좋을 것 같다.
현장 분위기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좋았다. 매주 회식을 할 정도다. 팀워크도 좋고, 현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사실 시청률을 걱정하지 않았다. '안되면 어쩌지'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까'를 고민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 덕분에 시청률 걱정은 안했다.
[배우 오만석. 사진 = 드림이앤엠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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