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청룡영화상은 가슴 훈훈한 배려의 장이나 다름없었다.
22일 오후 8시 50분부터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많은 배우들은 자신의 영광을 찾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발언과 배려로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영화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배우가 아닌 스태프라고 밝힌 이병헌과 아동성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소원이들을 위로한 배우 라미란.
이처럼 청룡을 훈훈하게 물들인 배우들의 어록들을 모아봤다.
▲ 이병헌, "단언컨대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스태프"
"영화 시상식장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남·여주연상, 대상 그런 상에 주로 가게 돼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는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묵묵히 땀 흘리고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힘쓰고 있는 스태프들이 그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그런 스태프의 노고와 희생이 없다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있는 많은 배우분들도 영화를 통해 거듭 성장하고,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스태프들을 위한 시상)이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 라미란, 수많은 소원이들에게 "너희들의 잘못이 아냐"
"'소원'이 아직 상영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영화를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가 '소원'이었다. 지금 이 세상에 있는 많은 소원이와 같은 아픔을 가진 친구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너희들이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힘내."
▲ 한효주, 여우주연상의 무게를 알아버린 그녀
"너무나도 멋지고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부족한 제가 큰 상을 받아 무겁고 무섭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된 건 내 능력보다 더 좋은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좋은 분들을 만났다. 앞으로 더 열심히 잘 하는 배우가 되겠다."
▲ 여진구, 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진짜 배우'
"아직 너무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저한테 '화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준 대표님과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고생하신 스태프 여러분들. 다섯 아빠 분들 너무 많이 존경하고 사랑한다. 여기서 백마디 말하는 것보다 앞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이 상을 준 의미인 것 같다. 이 상(신인남우상)을 준 의미 잊지 않겠다."
▲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 물씬
"지금 봉준호 감독은 아르헨티나 항구도시에서 열리는 마르 델 플라타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가있다. 그리고 회고전도 열고 있다. 그것만 해도 부러워 죽겠는데 배달 심부름까지 선배에게 시키고 얄밉다. 난 '올드보이' 재개봉도 바쁜데 이런 것도 시키고."
▲ 이 외 코믹 입담을 선보인 스타들
"중국집에서 술 마시면서 계약금 만원 받은 거 기억 안 나요? 저한테 매였어요"(이정재와 단돈 만원으로 출연 계약을 성사시킨 정우성), "김혜수씨는 23년 전부터 우리들의 이상형이었죠"(2년째 MC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혜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유준상), "이 자리를 빌어 어른이 된 이준씨 축하합니다(아이돌 최초 베드신을 찍은 이준을 치켜세운 이광수), "이레씨 8살 개띠 맞죠? 동갑이니까 말 편하게 해요"(동갑 이레와 친구가 되고 싶은 갈소원)
[이병헌, 라미란, 한효주, 정우성, 박찬욱, 여진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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