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는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물음표를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공격력은 충분히 보강됐지만 마운드에는 '만약'이라는 단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창창맨'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한화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5.31로 이 부문 최하위였다. 무려 12명이 선발로 등판했을 정도로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10승 투수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의 최다승 투수는 7승을 올린 외국인선수 데니 바티스타였다. 확실히 믿고 맡길 투수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 와중에 한 줄기 희망을 준 '창창맨'이 있다. 한화가 확실히 믿고 쓴 투수 2명. 올해 2년차가 되는 좌완 송창현과 마무리로 활약한 송창식이다. 송창현은 지난 시즌 막판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고, 송창식은 팀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화 투수로는 5년 만에 20세이브를 따냈다. 이들마저 없었다면 한화 마운드의 날개 없는 추락은 계속될 뻔했다.
송창현은 지난 시즌 초 '스나이퍼' 장성호(롯데)와의 맞트레이드 상대로 관심을 모았으나 제구 불안이라는 숙제만 남긴 채 전반기를 보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확실한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팀 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음은 물론 시즌 막판에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준수한 선발요원으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지난해 9월 이후 6경기에서는 4패만 당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89(38이닝 8자책)에 불과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정도였지만 체인지업과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타자들을 요리했다. 결국 30경기 2승 8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전반기 5.13이던 평균자책점을 3점대까지 끌어내렸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송창현이 공이 살아 들어가고 제구도 잘 된다"며 "자신감도 더 붙었고, 마무리캠프에서는 이전의 폼도 조금씩 찾고 있다. 내년 시즌이 재미있겠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창식은 야구 팬들에게 '감동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혼자 마운드를 이끌다시피 했다.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2이닝 이상 투구도 마다하지 않았다. 팀이 개막 13연패에서 탈출한 지난해 4월 16일 NC 다이노스전서는 무려 3⅓이닝을 혼자 막았다. 그는 올해 10경기에서 2이닝 이상을 던졌고, 1⅓이닝 이상 던진 경기까지 포함하면 절반에 가까운 24경기다. 많은 이들이 한때 버거씨병으로 고생했던 그에게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 건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혹사 논란'에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야구선수가 경기에 많이 나가는 건 좋은 일이다. 이제는 인간 승리가 아닌 야구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안경테가 부러질 정도의 과감한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올 시즌 57경기에서 4승 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한화 투수로는 지난 2008년 브래드 토마스 이후 5년 만에 20세이브를 올리며 팀 내 투수 고과 1위를 기록했다.
물론 뚜껑은 열어 봐야 안다. 모든 게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기대할 요인은 충분하다. 송창현은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정규시즌 전반기에 최악의 투구를 보였지만 후반기 반등으로 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 김 감독도 "이제 트레이드 했다고 욕 하지 않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송창식은 최근 2년간 중간계투로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이제 확실히 맞는 옷을 갖춰 입은 모양새다. 한화가 둘의 활약에 희망을 거는 이유다.
한화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안영명과 윤규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은 이동걸, 신인 황영국과 최영환 등의 가세로 투수 자원이 한층 풍부해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송창현, 송창식의 활약까지 동반되면 지금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수 있다. 한화의 창창한 미래를 위해서는 '창창맨'의 활약이 절실하다.
[한화 이글스 송창현(왼쪽)과 송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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