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최)정아, FA를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지 마라."
한화 이글스 정근우와 SK 와이번스 최정은 지난해까지 같은 팀에서 뛰었다. 둘은 SK가 탄탄한 내야를 구축하는 데 누구보다 큰 힘을 보탰다. 물샐 틈 없는 수비와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SK의 6년 연속(2007~2012년) 한국시리즈 진출은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둘은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만난다. 정근우가 지난해 11월 4년 70억원을 받고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다'는 말이 떠오를 법도 한데, 정근우는 "유니폼만 다를 뿐 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정도 지난달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서 "(정)근우 형과 9년간 같이 뛰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나도 많이 의지했다"며 "떠나게 됐지만 어딜 가든 많이 응원하겠다"며 끈끈한 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정근우도 "내가 느낀 부분을 정이도 느꼈을 것이다"며 "룸메이트일 때는 방에서 야구 얘기만 했다. 잘 표현 못 하는 친구인데 그렇게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7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그는 팬북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한화 유니폼 상·하의를 모두 갖춰 입었고, 새로 나온 검정색 모자까지 썼다. 제법 잘 어울렸다. 확실한 '한화맨'으로 거듭난 것이다. 유니폼은 바꿔 입었지만 9년간 함께한 '후배 사랑'은 변함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를 몸소 체험한 정근우로서는 아끼는 후배 최정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을 터. 그는 "FA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곧바로 정근우의 진심 어린 조언이 이어졌다. 9년간 함께한 후배가 잘 되기를 바라는 정근우의 진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FA를 인생 전부가 아닌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해라. 나도 그런 부분을 지난해 6~7월에야 알았다. 처음에는 너무 FA를 의식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야구장에서 열심히 하고 매 경기, 매 타석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좋다."
후배 사랑도 중요하지만 당장 정근우에게 주어진 선결 과제는 새 팀에서 가치를 입증하는 것.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와이에서 개인 훈련에 전념했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치르기 위한 사전 준비다. "15일 중 이틀만 쉬고 운동했다. 한국에서 웨이트를 해도 힘든 걸 모를 정도로 잘된 것 같다"는 정근우는 "이제 한화가 우리 팀이다"며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니 편안하고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 다 같이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올해 목표는 규정타석 3할 재도전이다"며 "지난 3년간 규정타석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골든글러브를 3번 받았지만 연속 수상이 없었는데 그것도 해보고 싶다. 작년에는 잘 못 하고 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당연히 받아야 할 성적을 남기고 자신 있게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시 한화 이글스 정근우(오른쪽)와 SK 와이번스 최정, 한화 유니폼을 갖춰 입은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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