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양 원더스의 존재 가치가 달라졌다.
프로에서 좌절한 선수들에게 한번 더 도전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지난 2년간 적지 않은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비록 주전을 확실하게 꿰찬 선수는 없지만, 원더스는 프로야구 제도권 밖에서 한국야구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 창단 세 번째 시즌인 2014년. 고양 원더스 하송 단장은 “창단 초창기엔 생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우선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코치를 했던 김수경이 원더스에서 선수 재기를 노린다. 6일엔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KIA에서 나온 최향남이 합류했다. 두 투수는 한때 한국야구를 호령했다. 원더스가 이제까진 무명 선수들의 등용문이었다면, 이젠 베테랑 선수의 재기 무대로 존재의 의미가 확대된 것이다.
▲ 원더스-프로구단, 교류의 폭이 넓어졌다
프로구단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얼마나 오래가겠어?”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허민 구단주와 하송 단장이 꾸준한 관심을 쏟았고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국내 최고의 도네이션 구단으로 거듭났다. 최근 KBO가 원더스의 올 시즌 퓨처스리그 번외경기 수를 90경기까지 늘릴 수 있다고 했는데, 사실 이는 매우 작은 변화다.
하 단장은 “이제 선수, 코치가 먼저 찾는다”라고 했다. 처음엔 원더스가 히트상품을 만들면 구단이 확인하고 데려갔지만, 이젠 구단이 먼저 원더스 선수들을 눈여겨 본다고 한다. 또한, 제 발로 원더스를 향하는 사람도 생겼다. 단순히 무명 선수의 집합소가 아니다. 김수경과 최향남의 입단은 의미가 크다. 베테랑들이 또 다시 프로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들이 원더스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젊고 어린 선수들이 가득한 원더스 내에서도 멘토가 생겼다는 것. 다시 말해서, 프로와 원더스의 선수 교류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또한, 원더스는 김실 코치를 KIA, 오기 야스시 코치를 KT로 보냈다. 대신 박철우 코치를 KIA에서 받았다. 코칭스태프의 교류의 폭 역시 넓어졌다. 하 단장은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1군에 있었던 코치도 3명이나 영입했다. 김 감독님이 일본통이지만, 창단 초기엔 쉽지 않았던 일”이라고 했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김 감독과 원더스의 존재 가치를 인정했다.
▲ 원더스의 미래는
원더스는 퓨처스리그 정식 멤버가 되길 원한다. 상무와 경찰청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의미다. 물론 프로와 독립구단이 같을 순 없다. KBO가 생각하는 형평성의 문제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원더스의 존재 가치 역시 창단 초창기와 같지 않다. 김수경과 최향남이 스스로 문을 두드릴 정도로 뜨거운 팀이 됐다.
원더스는 현재 허민 구단주가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을 떼어 1년에 4~50억원 선에서 구단을 운영한다.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다른 팀과 똑같이 비용을 지출한다. 허 구단주가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을 감안하면 구단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하 단장의 말에 따르면, 야구계에서 안전장치를 보장해주면 더 안정적인 구단운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매년 상황에 따라 경기수를 배정받을 경우 장기적으로 선수를 키우고 관리할 계획을 잡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김수경과 최향남의 원더스 입단은 분명 구단 가치를 높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원더스는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 등 각종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한 프로구단이 아닌데다 홈 경기보다 원정경기를 훨씬 더 많이 치르기 때문에 팬들의 충성심을 다잡기도 어렵다. 심지어 원더스는 지난해 홈 경기 수익금도 모두 사회에 기부했다.
하 단장은 “여전히 야구계와 대화할 기회가 부족하다”라고 호소한다. KBO와 프로, 아마 단체 등 제도권 내의 야구계가 좀 더 관심을 갖고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면 원더스도 자신들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존재 가치가 높아진 원더스와 야구계의 상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고양 원더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