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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드라마가 되겠다던 KBS 2TV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에게 반전은 없을까.
7일 방송된 '총리와 나'에서는 그간 자신의 사랑을 숨겨왔던 권율(이범수)이 남다정(윤아)을 끌어안으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 부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계약결혼이라는 잘못된 시작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던 권율이 남다정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드러낸 중요한 순간이었다. 극의 기승전결 중 승에 도달한 시점인데 두 사람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만큼의 큰 설렘은 주지 못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초반 우려를 낳았던 소녀시대 윤아의 연기는 의외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늘 청순한 역할을 도맡아 하던 그가 '총리와 나'에서는 쾌활하고 발랄한, 20대의 그녀가 맡음직한 역할로 제 몫을 해냈다. 이범수 역시 그의 이름에 걸맞은 연기력을, 윤시윤과 채정안, 류진 또한 자신의 역을 충분히 소화했다.
결국 문제는 진부하고 뻔한 설정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총리와 나' 자체에 있다. 단 한 장의 애매한 사진과 치매 걸린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이유로 권율과 남다정이 계약결혼을 하게 된 것이나, 권율이 그의 가족을 돌보는 다정에게 "우리 가족도 아닌데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화내고 화해하기를 반복하고, 옆에서 이들을 몰래 짝사랑하는 서혜주(채정안), 강인호(윤시윤)가 "그 사람은 당신을 절대 사랑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행동 등은 숱한 한국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이 이미 학습한 패턴의 반복들이다.
그러다 보니 20세의 나이 차를 극복해 보이겠다던 이범수와 윤아는 코믹한 상황에서 더욱 멋진 호흡을 자랑했고, 갑작스러운 이범수와 윤아의 포옹이나 사랑고백은 다소 뜬금없이 느껴질 뿐이다.
이처럼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시청자들의 긴장감이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고, 드라마 곳곳에 설치된 코믹한 요소들이나 조연들의 유쾌한 연기마저 빛을 바라게 했다. 결국 의외성 없는 캐릭터들의 뻔한 사랑이야기는 이범수와 윤아의 나이 차만 더욱 부각시켰다.
반면 '총리와 나'같은 우려를 기대로 바꾼 사례도 있다. 재벌 2세 남자와 가난한 여자의 복수와 사랑을 다룬 KBS 2TV '비밀'. 이 드라마 역시 흔하디 흔한 설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결혼을 앞둔 새신랑 지성, 오랜 기간 공개 연애 중인 황정음의 멜로에 대해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왜 그래야 했는지'가 명확한 인물들의 행동과 사랑은 시청자들을 설득했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비밀'은 2013년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가 됐고, 지성과 황정음에게 '베스트 커플상'을 안겨줬다.
'총리와 나'에게 시청자가 기대했던 것은 '비밀' 같은 진부함을 새로움으로 바꾸는 매력이었다. 아이 셋 가진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20대 처녀의 사랑이야기. 현실에서 불가능할 것 같은 이 설정도 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개연성있는 이야기를 '총리와 나' 시청자들은 바랐을 뿐이다.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겠다던 '총리와 나'의 기획의도는 분명 나쁘지 않았다. 무뚝뚝하고 마음 표현이 서툰 남자와 밝고 긍정적인 여자의 사랑이야기, 여기에 이 여자를 통해 가족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가족애까지. '총리와 나'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상태다. 여전히 이 좋은 기획의도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 로맨틱 코미디 '총리와 나'를 살릴 수 있는 한 번의 히든카드를 기대해 본다.
['총리와 나' 윤아와 이범수.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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