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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예쁘게 보이려 하지 않았지만 예쁘다. 망가짐을 택했지만 그 또한 러블리하다. 부스스한 머리조차 귀엽고 종종 거리는 걸 보고 있으면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고픈 충동을 느낀다.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한지민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플랜맨'(감독 성시흡 제작 영화사 일취월장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속 한지민은 그동안 자신을 가두고 있는 '단아'라는 수식어에 반기를 들기라도 하듯 정 반대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무계획적인 락밴드 보컬 유소정 역을 맡아 드라마 속 모습을 철저히 부서뜨린다. 하지만 상대배우 정재영은 이런 한지민을 "여신"이라고 칭했고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도 "여신"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한지민은 "사실 지원(차예련)이 남자가 봤을 때 예쁜 캐릭터여야 했다. 감독님께서 소정이는 예쁜 걸 포기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흔히 말해 망가지는 장면들을 볼 때 관객 분들이 더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며 "드라마 안에서 보여줬던 사랑스러운 느낌이 아닌 다른 느낌으로 봐주신다. 감독님도 원래 했던 (드라마) 멜로 안의 느낌은 뺐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랑스럽게 나온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영화 안 캐릭터를 예쁘게 봐주시나보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한지민은 더 열심히 망가지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며 열의를 불태웠다. 물론 여배우가 작품 안에서 예뻐 보여야 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지만 연기보다 외모를 먼저 생각하는 걸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 또 배우 한지민이다. 그럼에도 스크린에 예쁘게 등장하는 게 한지민의 매력이지만.
한지민은 "대중들의 눈높이와 시선들이 달라져 여자배우가 예쁘기만 한다고 해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똑같은 캐릭터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역시 캐릭터에 갈증을 느끼던 차에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됐다. 새로운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소정이를 만났고, 소정이를 통해 내가 기존에 보여드리지 않았던 뭔가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소정의 모습은 지금까지 한지민이 연기한 캐릭터 중 실제 모습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지인들조차 한지민과 비슷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실제 그는 치마보다 바지를 즐겨 입고, 프릴이 있는 옷을 보면서 '나에게는 안 어울릴 것 같다'며 난색을 표하며, 털털한 성격 탓인지 여성스러움이 극에 달했을 때 '힘겨움'을 느끼는 성격의 소유자다.
한지민은 "실제 성격을 굳이 알 필요 없지 않을까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작품 안에서 봐주시는 게 당연히 맞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작품 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때 내 성격을 많이 포함시켰음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플랜맨'도 주변 사람들은 '너랑 많이 닮았다'고 하지만, '연기하기 힘드셨겠어요'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며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는 편하고 싶어 그런 시선 등을 많이 생각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사는 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매력적인 배우 한지민의 모습을 스크린보다 브라운관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점. '플랜맨' 역시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한지민은 "일부러 그렇게 선택을 한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드라마보다 인연이 더 많이 안 닿았던 것 같다. 시기적으로 드라마가 운이 더 맞지 않았나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영화 작업도 많이 해보고 싶다. 꼭 상업영화가 아니라도 도전해보고 싶다. 캐릭터가 새롭고 독특하면 작은 역이라도 출연하고픈 마음이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제안을 안 해주신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사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것이 배우에게는 흥미로운 작업인데 그런 것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여자배우는 특히 더 그런 것 같다"며 "영화 작업은 두 시간 안에 스토리를 담는데, 그 안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지민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영화 '플랜맨'은 1분 1초까지 계획대로 살아온 남자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생애 최초로 '무계획적인 인생'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정재영이 1분 1초 계획대로 사는 플랜맨 한정석, 한지민이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밴드의 보컬 유소정 역으로 출연한다.
[배우 한지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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