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한한 일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확실한 2강체제를 구축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연일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일까. 아니다. 최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게임을 보면 거의 매 경기 접전이었다. 심지어 중,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서도 내용에서 압도를 하지 못했다. 위성우 감독, 임달식 감독 모두 매 경기 피가 마른다고 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승리를 많이 추가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때가 많다. 외국인선수 제도 2년차를 맞이하면서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좋아진 점 등 주변환경의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승리하는 것 자체가 두 팀의 저력이긴 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감안하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 우리은행, 강력한 해결사 부재
우리은행은 올스타브레이크가 약이 됐다. 브레이크 이후 치른 2경기서 모두 20점차 이상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3라운드, 특히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몇 게임서는 접전을 많이 치렀다.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우리은행의 대승은 다소 줄어들었다. 경기력 자체가 지난 시즌과 같이 압도적인 느낌은 아니다. 의외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진땀을 빼는 경우가 많다.
우리은행은 완벽에 가까운 수비조직력을 갖고 있다. 기본적인 스위치 디펜스부터 트랩 디펜스, 하프코트 디펜스 등 변형 수비를 소화하는 능력이 6개구단 최고 수준이다. 위 감독은 최근 수비 대형 및 움직임에 살짝 변화를 주면서 하나외환과 삼성생명전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생명 주득점원 샤데 휴스턴에게 들어가는 도움 수비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면서 샤데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이런 점은 단연 우리은행의 저력이다.
그런데 한 농구인은 “우리은행이 수비에 집중하는 건 반대로 확실한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에는 임영희와 박혜진 원투펀치가 있다. 이들은 매 경기 15점 내외를 뽑을 수 있다. 승부처에서도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하지만, 지난 시즌 티나 톰슨보단 위력이 떨어진다. 사샤 굿렛, 노엘 퀸 모두 공격력이 폭발적인 건 아니다. 때문에 좋은 수비조직력을 보여주고도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접전이 양산되는 이유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단기전서 확실한 해결사의 중요성은 두 말할 게 없다. 지난 시즌의 경우 티나의 몫이 컸다. 박혜진의 클러치능력은 대단하지만, 포인트가드로서 경기운영과 수비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막중한 부담을 주기 어렵다. 임영희는 베테랑이다. 정규시즌의 2~3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포스트시즌서 매 경기 폭발적인 활약을 해줄 것이란 보장은 없다. 때문에 우리은행은 5명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농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승부처에선 임영희와 박혜진이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은행이 현재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팀인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킬레스건은 분명히 있다.
▲ 신한은행, 파도를 치는 집중력
최근 6연승을 내달렸던 신한은행은 13일 최하위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서 패배하면서 7연승이 좌절됐다. 문제는 결과가 아닌 내용이다. 이날 신한은행의 경기력은 매우 좋지 않았다.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야투 적중률이 40.5%에 불과했다. 경기종료 1분여전까지 7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점차로 패배했다. 경기 막판 쏟아진 수비실책이 뼈아팠다. 볼에 대한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결과다. 이날 신한은행의 턴오버는 무려 17개였다.
1~2경기의 문제는 아니다. 신한은행이 이날 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으나, 10점차 이상의 승리는 2경기에 불과했다. 매 경기 접전이었다. 경기 내내 끌려가다 막판 대역전승을 거둔 경기도 있었다. 확실히 상대를 압도하는 맛이 떨어진다. 최윤아, 김단비의 몸 상태가 좋아졌고 쉐키나 스트릭렌이란 해결사가 있는데다 엘레나 비어드의 활용도 극대화, 김규희의 성장 등으로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좋아진 걸 감안하면 희한하다.
신한은행은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는 자원이 매우 풍족하다. 상대에 대항할 옵션이 많다는 의미. 하지만, 젊은 피들의 성장과 트레이드로 팀이 리빌딩 되면서 과거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이 중심을 잡았던 시절만큼 조직력이 끈적거리진 않는다. 과거 통합 6연패 시절부터 이어진 큰 경기 후유증은 지금도 몇몇 선수들의 컨디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 경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경기 도중에도 집중력이 파도를 친다.
신한은행은 여전히 우리은행의 대항마다. 경기력 기복이 우리은행보다 심하지만, 활용 가능한 선수 폭은 우리은행보다 넓다. 우리은행의 다양한 전술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하은주라는 비밀병기도 보유 중이다. 신한은행이 갖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려면 경기력 기복을 줄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위), 신한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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