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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오연서가 "원래 이름은 햇님. 이름을 바꾼 건 불기운이 많다고 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의 새 이름은 연서. "'물 흐를 연'에 '차례 서', 물이 흐르는 순서란 뜻이다. 이름도 예쁘지만 뜻이 더 예뻤다"고 오연서가 말했다.
걸그룹 LUV로 만 15살 어린 나이에 데뷔했으나 "너무 쉽게 얻은 행운"이라고 했다. 그룹이 얼마 못 가 해체했고 이후 배우로 길을 바꿨지만 오래도록 큰 주목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연서는 "너무 큰 행운을 미리 줘서 그 뒤로 시련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고아라, 유아인, 김정민 등을 배출한 드라마 '반올림'에 출연도 했지만 오연서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적었다. 비로소 대중이 '연서'란 그의 이름을 기억한 건,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때. 그 사이의 침체기에 대해 오연서는 "우울했던 적도 있었다. 친구들이나 후배들, 나보다 늦게 데뷔한 이들 중 먼저 잘된 이들이 있었으니까. 질투도 나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묵묵히 배우로서 꾸준히 물처럼 흘러온 오연서였다. 그랬기에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도 만날 수 있었다. 그 시절을 오연서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곧바로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서 여주인공 나공주 역을 맡으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신인상을 받았을 때 제일 행복했다. 일생에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상, 다시는 받을 수 없는 상이니까. 대상, 최우수상은 앞으로 내가 노력하고 연기를 잘하면 받을 수도 있겠지만 신인상은 다시 받지 못할 상이기에 행복했던 것"이라고 전한 오연서.
하지만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 열애설이 불거지며 거침없이 나아가던 중 커다란 바위를 만났고, 이후에는 첫 의학드라마인 '메디컬탑팀'에 출연했으나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오연서는 "이제 현실이랑 갭이 맞춰진 것 같다"고 했다.
방말숙으로 지난 시절에 없던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누렸던 그는 지난 2년여를 "꿈 같았던 순간들"이라고 표현했다. 오연서는 "이제는 연기하는 것도 현실 같고, 스케줄도 현실 같다"며 "그 당시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매일 같이 스케줄이 있었고, 쉴 시간도 없어서 겨우 잠 1시간 자고 다시 나가야 하는 스케줄에 정신이 없었거든. 이제는 나만의 시간도 생기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며 대화를 나눈 오연서는 발랄하고 화려한 말숙과 다르게 차분했고 조금은 건조한 분위기도 있었다.
스스로를 "밝다. 밝긴 하지만 깍쟁이는 아니고, 꾸미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메디컬탑팀'의 아진과 제일 비슷하다. 털털하고. 옷을 사도 까만 옷 밖에 안 입는다. 내게 추천해주는 건 알록달록한 것들인데, 사실 안 좋아한다.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안 좋아하고. 친구들 만나 카페에서 수다 떨거나 아니면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본다. '은혼'이나 픽사 애니메이션 좋아하고. 남자애 같거든"이라고 묘사한 오연서. 다만 "어렸을 때는 우울한 걸 좋아했다. 영화도 우울한 거 많이 봤고, 음악도 뉴에이지나 영국 록을 많이 들었다. 근데 요즘에는 행복하고 좋은 것만 보고 싶은 것 같다. 그러려고 노력하고"라고 덧붙였다.
태양에서 물로 이름이 바뀐 배우 오연서는 자신 앞에 어떤 삶이 놓이든 지난 세월과 마찬가지로 흐르는 물처럼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또 태양처럼 뜨거운 마음을 안에 품고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오연서가 '연서'란 이름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었다. "나도 그렇게 순리대로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배우 오연서.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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