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임재철은 우승을 노리는 LG 트윈스에 잘 맞는 퍼즐이다. 임재철은 타석에서 근성 있는 자세로 투수들을 지치게 만든다. 지난해 삼진(18개)보다 많은 볼넷(27개)을 앞세운 임재철은 .259의 높지 않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420이라는 높은 출루율을 찍을 수 있었다. 특히 정의윤이 유일한 우타자인 LG의 외야는 임재철의 가세가 든든하기만 하다.
수비에서도 임재철은 녹슬지 않은 스피드와 강한 어깨로 힘이 될 수 있다. 이진영 외에는 강한 어깨를 가진 외야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LG에 임재철이 합류하며 LG 외야는 공수가 모두 강한 외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까지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야구에 해가 되는 것들을 멀리하고 몸 관리에 철저했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스마트폰도 잘 쳐다보지 않는 편이다.
애리조나 전지훈련 참가를 앞두고 잠실구장과 집 근처 연습장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임재철은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괜찮지만, 무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임재철은 "한국시리즈 2차전 때 다쳤던 왼쪽 손목이 재활을 거쳐 거의 나아서 훈련을 따라갈 수는 있지만, 다친 손이기 때문에 (페이스를)스스로 조금 늦추려 한다"고 말했다.
임재철은 자신이 LG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다. "LG에서 나를 (2차 드래프트)1라운드에 뽑은 것은 올해 무조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LG 외야수들은 방망이가 좋으니 나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내 강점인 어깨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아홉인 임재철은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하지만 임재철에게 있어 LG행은 단순한 마무리 과정이 아니라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기회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임재철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믿는다.
"백업이 될지 주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경쟁에서 이기면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한 임재철은 "LG 외야수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에게 배우고 경쟁에서 이기면 나도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다"라며 박용택, 이진영을 비롯한 LG 외야수들과의 경쟁이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도 낯설지 않다. 임재철은 "서른둘에 군대를 갔을 때 모두가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서른넷에 제대하고 야구장에서 죽는다는 생각으로 운동해서 기회를 얻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산의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뒤, 임재철은 LG행을 원했다. 홈을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LG가 자신을 자극시킬 팀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왕 옮긴다면 외야가 강한 LG로 오고 싶었다. 강한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을 이겨낸다면 잘 하는 선수로 남을 수 있다. 마지막 경쟁에서 지지 않고 LG의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며 임재철은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새 팀을 위해 임재철이 하고 싶은 것은 LG를 장기적인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어느덧 선수생활 막바지에 접어든 임재철에게 남은 선수생활의 목표가 무엇인지 묻자 "LG에 좋은 전통이 이어지게 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 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LG가 근성으로 똘똘 뭉친 베테랑 임재철과 함께 2014년을 우승과 전통을 만드는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임재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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