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받은 2013시즌이다.
SK 와이번스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백인식. 2012년만 하더라도 프로야구 팬 중에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08년 프로 입단 이후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1군 무대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2년 퓨처스 리그 각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실력을 발휘한 그는 지난해 5월 1군 무대에 처음 등장했다. 초반만 하더라도 그의 활약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는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힘으로 공석이었던 5선발 자리를 꿰찼다.
프로 데뷔 첫 선발 6이닝 노히트를 비롯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6경기에서 기록했다. 19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55. 이닝수도 91⅓이닝으로 적지 않았다. 프로 데뷔 6년만에 새겨넣은 기록인만큼 백인식에게 너무나 소중한 성적이었다. 연봉 역시 26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1군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백인식은 2014년,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SK 선수단이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으로 떠나기 이틀 전인 지난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백인식을 만났다. 백인식과의 일문일답.
-지난해를 돌아본다면?
"1군에 올라가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올라온 느낌이다. 첫 해임을 감안하면 만족스럽다. 지금 생각하면 1군에서 내가 그런 성적을 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기도 한다"
-좋은 성적을 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웃음). 1점, 2점만 덜 줬더라면, 그리고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7~8승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도 하지만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이 더 크다"
-잊지 못할 한 시즌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첫 4차례 선발 등판에서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에서는 평균을 던졌다. 그 다음 등판이 LG전(6월 29일)이었는데 그 날 경기가 치고 나갈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다. 관중도 꽉 차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나름 안정적으로 던졌다. 그 때 자신감을 가졌다. 당시에는 '오늘은 즐기자, 있는 힘을 모두 쏟아 붓자'고 생각했는데 투구내용이 좋았다"
(백인식은 데뷔 첫 선발 등판인 5월 16일 KIA전에서 6이닝 노히트 등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서는 1⅔이닝 3실점, 그 다음 등판에서는 7⅔이닝 무실점, 3이닝 4실점까지 그의 말대로 롤러코스터 결과가 나왔다.
이후 6월 23일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백인식은 6월 29일 LG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단순한 기록은 퀄리티스타트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지만 실제 투구내용은 상대를 압도했다. 결과는 패전이었지만 그에게는 1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경기가 됐다)
-지난해 활약한 덕분에 연봉도 많이 올랐는데?(2600만원→6000만원)
"아직 실감은 안난다. 아직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지 않았다. 받아봐야 느낌을 알 것 같다.(웃음) 통장에 금액이 찍히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모처럼만의 스프링캠프 참가다. 느낌은?
"2009년 이후 5년 만에 참가하는 스프링캠프다.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스프링캠프 모두 부상 때문에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해 참가한 마무리캠프 때처럼 이번 스프링캠프도 부상 없이 잘 치렀으면 좋겠다. 긴장되는 것 반, 설렘 반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경기 할 수 있는 몸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마무리캠프 때 연습했던 것을 더 다듬을 계획이다. 작년에 우타자를 상대로 약했기 때문에 포크볼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 주로 던지는 체인지업도 조금 더 다듬으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번트 수비나 견제 등이 약한 편인데 마무리 캠프에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연습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지난해 '2014년이 진짜 시작'이란 말을 많이 했다. 올시즌 각오가 더 남다를 것 같다
"뭐든지 두 번째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처음엔 운일수도 있는데 두 번째는 실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작년에는 상대팀이 나를 많이 몰랐으니까 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제는 나를 어느 정도 알다보니 내가 뚫고 나가야 된다. 그리고 작년에는 삼성이나 넥센 등 타선이 강한 팀들을 상대로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진짜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고 싶다"
-지난해도 그렇지만 올해도 선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 같다
"선발투수로 100% 나간다는 확신이 없다. 다시 경쟁해서 이긴다면 선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준비하는대로 하다보면 좋은 결과도 내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는 선발 5이닝 이상이 목표였는데 올해는 승수보다 6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3점대 평균자책점이 목표다. 이를 이루다보면 다른 성적들은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마디
"작년에 갑자기 나왔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SK 백인식.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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